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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보복에 항의" "어차피 수용 안 돼"... 해경 내부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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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보복에 항의" "어차피 수용 안 돼"... 해경 내부 '시끌'

입력
2022.06.24 13:55
수정
2022.06.24 16:0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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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지휘부 일괄 사의 표명에
블라인드 게시판에 글 잇따라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을 포함한 치안감 이상 해경 지휘부 9명이 24일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 수사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사진은 이날 전국 지휘관들이 참석한 화상 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는 정봉훈 해경청장. 해양경찰청 제공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을 포함한 치안감 이상 해경 지휘부 9명이 24일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 수사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사진은 이날 전국 지휘관들이 참석한 화상 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는 정봉훈 해경청장. 해양경찰청 제공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결과 번복을 둘러싼 논란에 책임을 지고 정봉훈 해양경찰청장 등 지휘부 9명이 24일 일괄 사의를 표명하자, 해경 내부에선 "정치 보복에 항의하는 것"이라는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정 청장은 이날 오전 전국 서장급 이상 지휘관 화상회의를 소집해 "청장직을 내려 놓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치안정감이자 해경 조직의 2인자인 서승진 해경청 차장과 김병로 중부지방해경청장도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치안감인 김용진 기획조정관, 이명준 경비국장, 김성종 수사국장, 김종욱 서해청장, 윤성현 남해청장, 강성기 동해청장도 사의 표명 행렬에 동참했다.

이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해경 게시판에는 지휘부 사의 표명에 대한 반응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해당 회사나 기관 메일 주소를 인증한 사람만 글을 올릴 수 있다.

해경의 한 직원은 "9명 일괄 사의 표명은 말이 안 된다"며 "정치 보복, 정치 휘두르기에 항의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다른 직원들도 "조직 발전을 위해 더 이상 정치에 희생당하지 않기로 한 것 같다", "여객선 사고(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아무도 안 나갔는데, 이번에는 다르다. 응원한다"고 지휘부 판단을 옹호했다.

반면 "어차피 다 사의 (수용) 안 된다. 보여주기"라거나 "공동 (입장) 표명이라도 하든지,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인사권자가 조직 운영 공백 때문에 전부 수리할까요? 1, 2명만 수리하는 것 아닐지. 조직원들이 원하는 말 당당히 하고 사의 표명했으면 좋겠다" 등 비판이 섞이거나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정봉훈 청장은 이날 "최근 우리 조직에 닥쳐온 위기 앞에서 부족하나마 조직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해경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태어나기 위해선 새로운 지휘부를 구성하는 것만이 답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경 가족 여러분 부디 새로운 지휘부와 함께 마음을 모으고 단결해 위기를 극복하고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건강하고 튼튼한 조직을 만들어 주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정 청장은 지난 22일 "해경의 서해 피격 공무원 수사결과 발표와 관련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국민과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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