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의 문제아들', KBS2 예능 약진 속 빛나는 존재감
1% 시청률로 출발, 꾸준한 입소문 덕분에 5%대로 상승
KBS 예능들 속에서 '옥탑방의 문제아들'(이하 '옥문아들')의 행보가 유독 눈길을 끈다.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기록을 경신하면서 지난달엔 시청률 5%대에 진입했다. KBS 대표 예능인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3%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옥문아들'의 성과는 더욱 의미가 깊다. 시청자들이 왜 '옥문아들'을 선택했는지 이유를 알아본다.
지난 2018년 방송을 시작한 '옥문아들'은 어느덧 장수 예능 반열에 접어들었다. 특출한 스타 없이 송은이 김숙 정형돈 김용만 민경훈 익숙한 MC진을 내세웠기 때문에 초반 시청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또 '문제적 남자' '대한외국인' 등 퀴즈 프로그램이 이미 입지를 다진 만큼 '옥문아들'이 선사할 신선함도 적은 편이었다.
'옥문아들'의 포맷은 "상식이 없을 것 같은 '문제아들'들이 10문제를 풀어야만 퇴근할 수 있는 옥탑방에 갇혀 문제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지식토크쇼 프로그램"이다. 교양과 예능 그 사이에서 조용히, 프로그램 자체의 매력을 포진했다. 서서히 이름을 알린 '옥문아들'은 김숙에게 '2020 연예대상'을 안기면서 함께 성장했다. 기대작이었던 '트롯매직유랑단', 또 마니아층을 섭렵했던 '대화의 희열' 시리즈 등이 조용히 막을 내렸을 때도 '옥문아들'은 조용히 화요예능의 명맥을 지켰다.
방송가에 따르면 '옥문아들'은 본방송 뿐만 아니라 재방송도 꾸준히 시청률 3~4%대로 집계될 만큼 수요가 꾸준히 있는 편이다.
세대 간극 없는 퀴즈 스펙트럼이 재미 요소로 발현
'옥문아들'은 의외로 쌍방향 소통 예능이다. 각종 '밈'(유행어 등 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세대 차이를 줄일 수 있는 퀴즈들이 주 아이템이다. 매주 다양한 주제의 퀴즈들이 전파를 타는데 여기에는 시청자들이 직접 퀴즈를 제보하면서 고루함을 피했다.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퀴즈 제보 덕분에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포맷이 됐다.
아울러 '지식토크쇼'를 표방하는 만큼 타 예능들에 비해 다채로운 게스트들이 출격한다. 예능의 꽃인 게스트의 존재감이 시청률 반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배우부터 아이돌·현직 작가·역사학자들이 출연했다. '옥문아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던 회차는 톱스타 출연이 아닌 의사와 박사, 작가 등 전문직이 게스트로 나왔던 순간이다. 여기에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과 윤석열까지 옥탑방을 찾았다. 정치인들은 인간적이고 소탈한 모습을 보이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얻었다.
'옥문아들', 치열한 접전 속 '버티기'
사실 '옥문아들'이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진 꽤 험난한 과정이 있었다. 매주 폭발적인 화제성을 거머쥐었던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MBC '라디오스타', JTBC '한끼줍쇼'를 나란히 경쟁 상대로 뒀기 때문이다. 동시간대 쟁쟁한 라이벌을 제치고 '옥문아들'이 사랑받은 이유는 화려한 게스트 혹은 독보적인 포맷도 아닌 편안함이 이끈 입소문 덕분일 터다. 주 시청층인 40·50·60세대가 보기에 불편함이 없다. '옥문아들'에는 흔하디 흔한 예능 속 러브 라인이나 콘셉트도 없다. 그저 남녀노소가 언제든 틀어놓고 즐기면 되는 '편한 예능'이 된 것이다. 퀴즈를 풀고 정답을 찾아가는 문제아들의 순수함이 통했다는 방증이다.
특히 '옥문아들'은 정형돈에게도 큰 의미를 남겼다. MBC '무한도전' 이후 공황장애 등으로 부정적인 이슈로 정형돈에게 정체기가 찾아왔고 시청자들의 우려를 자아내기에 이르렀다. 이후 정형돈이 편안한 분위기로 돌아오면서 대중의 반가움을 샀다.
4년 차에 진입한 '옥문아들'은 최근 터닝포인트를 꾀하는 중이다. 김용만이 고정 출연 중인 '대한외국인' 편성 겹치기로 인해 하차했고 김종국이 합류했다. 이후 송지효가 출연하면서 시청률 효과를 톡톡히 봤다. 화요일에서 수요일로 편성 이동을 한 후에는 5.2%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옥문아들'이 드디어 찾아온 달콤함을 다시 한번 맛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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