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부터'가 막을 내렸다. 임수향의 결혼식과 관련해서도 비현실적인 일들이 잔뜩 일어나며 막장이라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웠다. 그러나 배우들이 안정적인 연기력을 바탕으로 극에 설득력을 높였고 메시지만큼은 진지했다.
SBS 드라마 '우리는 오늘부터'는 지난 2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이 작품은 혼전순결을 지켜오던 오우리(임수향)가 뜻밖의 사고로 라파엘(성훈)의 아이를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 소동극이다.
오우리는 라파엘과 이강재(신동욱) 중 이강재를 선택했다. 그는 이강재에게 "내가 만약 임신을 안 했다면 오빠가 청혼했을 때 결혼했겠지. 그랬다면 난 오빠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평생 몰랐을 것 같아.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을 겪은 지금은 오빠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 선명하게 보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강재에게 프러포즈했고 두 사람은 진한 입맞춤을 나눴다.
시간이 흘러 오우리의 딸 리우는 100일을 맞이했다. 오우리 이강재 라파엘 오은란(홍은희) 최성일(김수로) 서귀녀(연운경)는 한자리에 모여 리우의 미래를 축복했다. 이강재와 라파엘은 오우리가 "이제 베스트 프렌드지?"라고 말할 정도로 친해졌다. 오우리는 리우에게 "네가 날 낳은 것 같아. 네가 날 전과는 다른 세상에 살게 만들어줬어"라고 영상 메시지를 남겼다.
오우리는 이강재와 늦은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막장극답게 두 사람의 결혼식과 관련해서도 비현실적인 일들이 일어났다. 이강재는 결혼식에 빨리 가려고 주차장 입구 차단봉을 부순 채 질주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오우리는 이강재를 데리러 경찰서로 향했다. 그러나 마라톤 때문에 도로가 폐쇄된 상황이었고 배정된 택시가 취소됐다. 오우리는 버스 기사와 승객들에게 사정을 밝히면서 설득해 한 시간 거리에 있는 경찰서로 바로 가자고 했다. 이들의 도움으로 오우리 이강재는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결혼식을 올렸다.
임수향 성훈 신동욱은 마지막 회까지 안정적인 연기력을 자랑했다. 임수향은 남다른 모성애와 일을 향한 열정을, 성훈은 오우리를 향한 진중한 마음을 표현했다. 신동욱은 한 여자를 향한 무한 애정을 그려냈다. 섬세한 표현력을 보여준 세 사람이 앞으로 다른 작품에서 보여줄 모습에도 기대가 모인다.
국민 배우 최성일 역을 맡은 김수로의 활약은 삼각관계로 시선을 모았던 임수향 성훈 신동욱만큼이나 돋보였다. 그는 오은란에 대한 사랑과 딸 오우리를 향한 부성애로 설렘과 훈훈함을 동시에 안겼다. 철부지 면모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안방극장, 스크린, 무대를 넘나들며 활약해왔던 그의 내공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다만 극의 중심인 여자 주인공의 매력과 관련해 아쉬움을 드러내는 이들이 있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한 포털 사이트의 게시판에 "마지막까지 이강재랑 라파엘 중에서 결혼 상대를 고민하는 오우리를 이해할 수 없다" "끝까지 양손에 이 남자 저 남자를 쥐고 놓지 못한다" 등의 글을 게재하며 오우리를 '비호감 캐릭터'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부터'는 혼전순결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뤘다는 점, 이에 대해 많은 시청자들이 깊은 고민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더불어 오우리의 모성애를 통해 어머니의 위대함까지 그려냈다. 자극적인 막장극이지만 메시지는 진중했던 이 작품은 시청자들에게 여운을 안기며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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