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위의 하얀 꽃' 백반증, 자외선 강한 7~9월에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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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위의 하얀 꽃' 백반증, 자외선 강한 7~9월에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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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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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위의 하얀 꽃'으로 불리는 백반증은 7~9월에 가장 기승을 부린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강한 자외선이 내리쬐는 여름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있다. ‘피부 위의 하얀 꽃’으로 불리는 백반증(白斑症ㆍvitiligo)을 앓는 환자인데, 백반증이 7~9월에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백반증은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파괴돼 나타나는 탈색소 질환이다. 다양한 크기ㆍ형태의 백색 반점과 백모증(머리카락 탈색)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매년 6월 25일은 ‘세계 백반증의 날(World Vitiligo Day)’이다. 백반증을 잘 이해하고, 백반증 환자들을 위로ㆍ격려하자는 취지에서 제정됐다. 이날은 백반증을 앓았던 세계적인 팝 스타 마이클 잭슨이 사망한 날이기도 하다.

◇환자 절반가량이 20세 이전 발병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백반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0년 4만9,561명에서 2019년 6만5,460명으로 9년간 32.1% 증가했다.

백반증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적 소인, 자가면역(면역체계 이상으로 자신의 세포를 공격하는 것), 항산화 능력 감소, 외부 자극 등의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병률은 0.5~1%, 가족력은 30%에서 나타난다. 전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10~30세에 가장 흔히 나타나고, 환자의 절반가량은 20세 이전에 앓는다.

증상은 경계가 명확한 백색 반점이 피부 어디에나 발생하고 머리카락ㆍ눈썹ㆍ속눈썹을 포함한 체모가 탈색돼 하얗게 변할 수 있다. 특히 손ㆍ발ㆍ무릎ㆍ팔꿈치 등 뼈 돌출 부위나 입ㆍ코ㆍ눈 주위, 입술, 성기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흔하다.

백반증은 피부 분절 등 국소적으로 한 부위에만 나타날 수 있지만 보통 피부 곳곳에 대칭적으로 발생할 때가 많다. 백반증은 특이하게 반복적인 마찰이나 긁는 행위, 압력 등과 같은 물리적인 외부 자극에 영향을 받는다. 목걸이나 벨트 착용 부위, 손, 팔꿈치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다.

김혜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백반증은 눈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환자 대부분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치료 시기를 놓칠 때가 많다”며 “실제 백반증 환자 가운데 치료받고 있는 환자는 5명 중 1명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백반증이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백반증을 앓는 환자가 최근 9년 새 30% 이상 늘어났지만 병원 치료를 받는 사람은 25% 정도에 그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환자 5명 중 1명 정도만 치료받아

백반증은 병변 모양과 분포 등 임상 소견으로 진단한다. 우드등 검사를 통해 색 변화를 확인하는 등 병변을 더 정확히 관찰할 수 있다. 임상 소견이 비전형적이라면 피부 조직 검사가 도움되기도 한다. 갑상선 질환ㆍ빈혈 등 동반 질환을 확인하기 위해 첫 병원 방문 시 혈액검사를 함께 시행한다.

치료는 병변 크기와 진행 정도에 따라 정해진다. 약물 치료ㆍ광선 치료ㆍ피부 이식 등이 있다.

먼저 백반증이 몸의 5% 미만만 침범했다면 국소 스테로이드나 칼시뉴린억제제(프로토픽, 엘리델 연고)를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백반증이 신체의 5%를 넘었다면 광선 요법이 주로 시행된다. 광선 요법 가운데 좁은 파장 자외선 B(Narrow band UVB) 요법을 1주일에 2~3회 받거나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한 표적 광 치료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어서 널리 쓰이고 있다.

병변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면 단기간 경구 스테로이드 요법이 쓰인다. 1~2년 동안 새로 생기거나, 커지는 병변이 없는 안정적인 백반증이라면 펀치 이식술, 흡입 수포 표피 이식술, 세포 이식술 같은 수술이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JAK 억제제가 백반증 치료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외선 노출ㆍ피부 자극ㆍ스트레스는 금물

백반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아직 알려진 게 없다. 다만 악화를 막기 위해 외출 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는 등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를 긁거나 상처 나지 않도록 하고, 때를 밀거나 각질을 제거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목걸이를 착용하지 말고 벨트를 느슨하게 매고 신발을 너무 조이지 않게 하는 등 물리적인 자극도 되도록 줄이는 것이 좋다.

박경찬 의정부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다양한 채소를 섭취하면서 비타민ㆍ엽산 등을 보충하는 방법으로 체내 활성산소 균형을 맞춰주는 ‘항산화 요법’이 백반증 예방과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했다.

따라서 섬유질이 많고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채소를 중심으로 한 건강한 식습관은 백반증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비타민 C 같은 단일 성분 항산화제를 과다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백반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안효현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백반증은 원인이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아 민간요법에 의존할 때가 많은데 이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발병 초기에 피부과를 찾는 것이 가장 빠르고 안전한 치료법”이라고 했다. 안 교수는 “술ㆍ담배를 멀리하고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관리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백반증 자가 진단 리스트]

□피부 탈색이나 백모증이 10~30세에 처음 발생했다.

□제1형 당뇨병ㆍ자가면역 갑상선염ㆍ악성 빈혈ㆍ애디슨병ㆍ홍반성 낭창(루푸스)ㆍ원형탈모증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

□가족 중 백반증이나 자가면역질환 환자가 있다.

□피부 탈색반(脫色斑) 경계가 뚜렷하다.

□색소성 모반(점) 주변에 탈색반이 있다.

□탈색반 부위 털도 탈색됐다.

□탈색반이 얼굴ㆍ손ㆍ발ㆍ무릎ㆍ팔꿈치 같은 노출 부위에 생겼다.

□상처 입은 부위ㆍ목걸이ㆍ허리띠에 의해 마찰받은 부위에 탈색반이 생겼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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