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하루 100명씩 콩팥암 진료 받아… 40세 이후 정기 초음파검사 필요

입력
2022.06.18 05:50
0 0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콩팥(신장)은 복부 장기의 맨 뒤쪽, 양쪽 갈비뼈 아래 후복막(장을 싸고 있는 복막 뒤쪽)에 위치하는 10㎝×5㎝×3㎝ 정도 크기의 적갈색을 띤 강낭콩 모양의 장기다.

주기능은 소변을 만드는 것이다. 소변을 만든다는 건 몸속 혈액에서 노폐물을 걸러내고 불필요한 수분을 배설한다는 의미다.

또 나트륨·칼륨·칼슘·인 등 신체 기능에 꼭 필요한 물질 농도를 항상 일정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항상성 유지 기능을 한다.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비타민 D, 적혈구를 만드는 조혈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능도 콩팥의 몫이다.

콩팥암은 이러한 콩팥에 생긴 악성 종양이다. 콩팥암은 발생 위치에 따라 신우암과 신세포암으로 나뉜다.

보통 콩팥암이라고 하면 콩팥 실질(實質ㆍ콩팥에서 소변을 만드는 세포들이 모여있는 부분으로 수질과 피질로 구성)에서 발생하는 신세포암을 말한다. 신세포암은 전체 콩팥 종양의 85%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양성 종양과 육종이다.

국내 신세포암의 신규 환자 수는 연간 5,000여 명으로 전체 암의 2%를 차지한다. 연간 3만여 명 발생하는 위암ㆍ폐암ㆍ간암 등 다빈도 암종의 6분의 1 수준이다. 암 발생 순위는 10위다. 남녀 모두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남성에서 2배 정도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김정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콩팥암은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검진을 하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렵고,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을 찾으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며 “정기검진으로 조기 진단하는 것이 중요한데, 현재 국가 의무 검진 항목에는 복부 초음파검사 같은 영상 검사가 빠져 있어 진단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콩팥암은 조기 진단하면 완치율 높지만, 증상이 나타난 후에는 치료가 어려워 ‘야누스 얼굴을 가진 암’으로 불린다. 6월 18일 ‘세계 콩팥암의 날’을 맞아 콩팥암 예방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증상 발생 후 진단되면 30~40%는 전이된 상태

국내 콩팥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콩팥암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3만6,340명으로 2017년 2만7,888명보다 4년 만에 30.3% 늘었다. 하루 100명 정도가 콩팥암으로 진료를 받는 셈이다.

콩팥암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여러 연구에 의해 가족력ㆍ흡연ㆍ식이ㆍ고혈압ㆍ비만ㆍ환경 등이 위험 인자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흡연은 적게는 30%, 많게는 2배 정도 암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장기간 혈액투석(透析) 환자에서 콩팥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신세포암 가족력이 있으면 위험도가 2~3배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김정준 교수는 “콩팥암 자각 증상은 종양이 어느 정도 커져 콩팥 구조가 변형되거나 장기를 밀어낼 정도는 돼야 나타난다”며 “이로 인해 진단이 늦어질 때가 a많은 데다 전이 후에는 약물 치료에 잘 듣는 편이 아니기에 조기 검진에 실패하면 좋은 예후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교수는 “증상이 생긴 후 병원을 찾아 뒤늦게 발견되면 30~40%의 환자는 이미 전이가 시작된 상태로 보면 된다”고 했다.

◇치료는 수술이 원칙… 정기검진으로 조기 진단해야

콩팥암 치료는 암 진행 정도와 환자 연령, 전신 상태, 동반된 다른 질환 유무 등에 따라 달라진다.

치료는 수술이 원칙이다. 이전에는 콩팥과 그 주위 정상 조직을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전절제술이 표준 치료였다. 종양이 작으면 주변 콩팥 조직을 살리며 종양만 제거했다.

그런데 기술 발달로 표준 치료도 변화했다. 최근 유럽비뇨의학회 진료 지침에 따르면 7㎝ 이상으로 크거나 위치가 까다롭더라도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가급적 부분 절제를 권장하고 있다.

김정준 교수는 “콩팥암은 수술로 완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수술 후의 삶의 양과 질이 모두 중요하다”며 “콩팥을 하나 들어내는 전절제술을 시행하면 20% 정도의 환자는 말기 콩팥병으로 진행돼 투석 등을 받게 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반대편 콩팥 기능이 좋은 편이어서 만성콩팥병으로 악화하지 않아도 식사ㆍ운동 등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게 돼 삶의 질이 떨어지고 여명도 감소하는 등 부분 절제술보다 불리한 점이 있다”고 했다.

수술법은 로봇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 개복 수술을 택할 수 있다. 수술법에 따라 회복 속도에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2~4주 지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이후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 검사로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시행한다.

1~2기 경우 대부분 부분 절제술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고, 5년 생존율도 90~100%로 다른 암보다 높은 편이다.

하지만 폐ㆍ뼈 등에 원격 전이가 있으면 2년 생존율이 50%, 5년 생존율이 20%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금연과 혈당 관리 필수…원인 인자 있으면 복부 초음파검사 권장

콩팥암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금연해야 한다. 비만이거나 혈당 관리가 잘 되지 못하면 발생률이 크게 올라가므로 식단 관리와 체중 조절도 필수적이다.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규칙적인 운동도 도움이 된다.

또한 콩팥암 조기 진단을 위해 건강검진을 할 때 주기적으로 복부 초음파검사를 받도록 한다. 만성콩팥병 등 콩팥병ㆍ당뇨병ㆍ비만 등 기저 질환이 있으면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

김정준 교수는 “2009년부터 콩팥 초음파검사가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포함된 만큼 평소 내과 질환으로 병원을 주기적으로 방문한다면 담당 주치의와 복부 초음파검사가 필요한지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복부 초음파검사를 시행해도 콩팥 종양이 작으면 진단이 어려울 수 있기에 1~2년 주기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