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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마약 같은 엔저', 일본 가난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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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마약 같은 엔저', 일본 가난하게 만들었다

입력
2022.06.16 16:41
수정
2022.06.16 16:44
14면
0 0

노구치 유키오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

15일 일본 도쿄의 한 외환중개업체 직원이 사무실에서 달러당 135엔대에 진입한 환율을 보며 머리를 긁고 있다. 엔화 환율은 이틀 전 장중에 달러당 135.22엔 부근까지 치솟았다. 이는 1998년 10월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치다. 도쿄=EPA 연합뉴스

15일 일본 도쿄의 한 외환중개업체 직원이 사무실에서 달러당 135엔대에 진입한 환율을 보며 머리를 긁고 있다. 엔화 환율은 이틀 전 장중에 달러당 135.22엔 부근까지 치솟았다. 이는 1998년 10월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치다. 도쿄=EPA 연합뉴스

경제 성장이 둔화된 일본이 한국, 중국, 대만 등에 밀려 '세계 주요 7개국'(G7) 지위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는 책이다. 한국이 일본을 추격하기에 바빴던 시기는 지났지만, 일본의 미래가 한국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당긴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3년 집권 후 돈을 풀어 엔저 현상을 유지하는 ‘아베노믹스’를 펼쳤다. 달러에 비해 엔화 가치를 떨어트려 일본 기업의 이익을 늘리기 위해서다. 일본 기업들은 환호했지만 손쉽게 이익을 내면서 신기술 개발을 등한시했고, 금융·IT산업으로의 전환에도 게을렀다. 수입 물가가 올라 노동자들도 피해를 봤다. '마약 같은 엔저 효과'가 일본을 가난하게 만든 셈이다.

저자는 "일본 정치가 아직도 중요한 문제는 방치한 채 인기에 영합하는 돈 뿌리기 정책만 일관한다”고 질타한다. 실제 지난 13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35엔까지 올라 일본이 금융위기에 빠졌던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흔들리는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듯 책은 출간 이후 일본 아마존 거시경제학 부문에서 10주 연속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저자 노구치 유키오는 도쿄대 교수, 스탠퍼드대 객원교수, 와세다대 파이낸스연구과 교수 등을 거쳐 현재 히토츠바시대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노구치 유키오 지음·박세미 옮김·랩콘스튜디오 발행·284쪽·1만6,000원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노구치 유키오 지음·박세미 옮김·랩콘스튜디오 발행·284쪽·1만6,000원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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