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된 카슈끄지 배후로 사우디 왕족이 지목돼
바이든 대통령, 다음달 사우디 공식 방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사우디아라비아를 내달 방문하기로 한 와중에 워싱턴이 15일(현지시간) 주미 사우디 대사관 앞 도로를 숨진 언론인 이름을 따서 '자말 카슈끄지'로 명명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워싱턴 의회는 지난해 12월 만장일치로 사우디 대사관이 위치한 뉴햄프셔 에비뉴의 한 블록을 '자말 카슈끄지'로 변경키로 했다며 이날 이같은 행사를 개최했다.
앞서 워싱턴에서 활동 중인 사우디 인권단체 등은 지난 2018년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살해된 카슈끄지 배후로 사우디 왕족이 지목되자 주미 사우디대사관 앞길의 이름을 '자말 카슈끄지'로 변경해줄 것을 청원했다.
다만 이번 이름 변경은 상징적이 조치다. 파란색 표지판에 표기되는 정식 도로 명칭의 경우 주미 사우디대사관 주소에도 사용해야 하지만 갈색 표지판을 사용하는 '자말 카슈끄지'는 법적 구속력은 없다.
워싱턴은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반대하다 살해된 러시아 인사를 추모하기 위해 주미 러시아대사관 앞 도로 명칭을 해당 인사의 이름으로 바꾸는 등 유사한 조치를 취해왔다.
한편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의 다음달 사우디 방문을 공식 발표하면서 미국 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고유가 대응을 위해 그동안 고수해 온 인권 보호 원칙을 져버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자말 카슈끄지의 약혼자 하티제 젠기즈는 이날 워싱턴의 명명식 행사에서 대독된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에 "원칙 위에 석유와 편의를 둔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암살 배후로 지목된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났을 때 "최소한 '자말의 시신은 어디 있느냐고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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