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안 되면 조합원당 1억 원 갚아야
만기 8월 23일…조합 못 갚으면 파산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2개월째 멈춘 가운데 대출금융기관 모임인 대주단이 7,000억 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 보증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조합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6,000여 명에 이르는 조합원은 1인당 1억 원이 넘는 금액을 갚아야 할 상황에 몰렸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4개 금융사로 구성된 둔촌주공 대주단은 지난 13일 오후 둔촌주공 조합에 사업비 대출 보증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조합이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과 갈등을 빚는 탓에 사업 추진이 불확실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출 만기는 8월 23일이다. 최종적으로 대출 연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합원들은 1인당 1억여 원을 상환해야 한다. 보증을 선 시공단이 금융권에 7000억 원을 먼저 갚은 뒤 시공단이 조합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는 식인데, 이를 갚지 못하면 조합은 파산한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조합이 상환을 못하면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 후 조합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밖에 없어 안타까운 입장을 전한다"고 밝혔다.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법적 공방도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2020년 6월 시공단과 전임 조합 집행부는 5,600억 원 공사비 증액 계약을 맺었는데, 새 조합 집행부가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조합은 이전 조합과 맺은 계약은 문제가 있다며 시공단을 상대로 무효 확인 소송을 걸었고, 시공단은 공사를 진행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공사를 중단했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서울시의 중재와 조합과의 원만한 해결을 우선으로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하지 않았으나, 법원의 석명준비명령으로 인해 법적 대응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둔촌주공 공사현장은 4월 15일 이후로 공정률 52%에서 멈춰있는 상태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1만2,032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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