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78석씩 양분 전반기 의장 사활
서울시의회, 다수당 국민의힘 차지할 듯
의장 권한, 인사권에 안건 상정까지 '막강'
6·1 지방선거에서 여야의 권력지형이 바뀐 경기도의회와 서울시의회에서 개원 전부터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여야 동수가 된 경기도의회의 경우, 전반기 의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힘겨루기가 본격화됐다. 누가 먼저 의사봉을 잡느냐에 따라, 향후 4년간의 의정 활동에 유불리가 갈릴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78대 78 동수...다수당 다선 선출 원칙 흔들
15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내달 1일 출범하는 제11대 경기도의회는 12일 첫 회기 1호 안건으로 전반기 의장을 선출한다. 10대까지 도의회 의장은 의원수가 많은 다수당의 다선 의원이 맡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전체 156석 중 78석을 양분해 이런 원칙을 적용할 수 없게 됐다. 양당은 전반기와 후반기에 나눠서 한 번씩 의장직을 맡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전반기 의장을 누가 먼저 맡느냐를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행 경기도의회 회의규칙에 따르면 의장은 무기명 투표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득표로 뽑힌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2차 투표를 실시하고, 또다시 과반수 득표자가 없는 경우, 결선투표를 실시해 다수 득표자를 의장으로 선출한다. 단 결선투표 결과마저 득표수가 같을 경우 ‘연장자’를 최종 당선자로 한다.
규칙에 따라 투표하고, 여야에서 이탈표가 없다고 가정하면 국민의힘이 유리하다.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3선의 김규창(67)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나선 4선의 염종현(62) 의원보다 다섯 살이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회의규칙을 '연장자'가 아닌 '선수' 우선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 우위의 10대 도의회 임시회가 이달 29일 전까지 열려 있는 만큼 규칙 변경은 가능하다. 이 같은 움직임이 알려지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도의회 등원 거부 등 실력행사에 나서겠다며 맞서고 있다. 갈등이 확산될 양상을 보이자, 양당은 교섭단체 대표 의원이 정해지면 최종적으로 의장 선출 방식을 정하기로 했다.
서울시, 민주당 소속 시의장 인사 놓고 갈등
민주당이 독식해 온 서울시의회의 경우, 국민의힘이 4년 만에 의장직을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전체 112석 중 76석을 차지해 민주당을 압도했다. 다수당인 국민의힘에서 의장이 선출되면, 부의장 두 자리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협의해 한 자리씩 나눠 맡게 된다. 국민의힘에선 4선인 김현기 의원이 유력한 차기 의장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서울시의회는 '알박기' 논란으로 소란스럽다. 지난 13일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 당선인 전원은 민주당 소속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을 항의 방문했다. 정책협력요원(5급)과 정책지원관(6급) 채용 중단을 요청하기 위해서다. 갈등의 원인은 올해부터 의장에게 주어진 의회사무처 직원에 대한 인사권 확대 때문이다. 인사권 확대와 함께 시·도 의회 의장은 주요 안건 상정 권한을 통해 광역단체장들의 시정 운영에 상당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지난해 서울런 등 주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인호 서울시의장과 갈등을 빚었던 게 대표적 사례다. 여기에 시·도의회 의장은 대외활동에 있어 시·도지사와 동등한 예우를 받는다.
경기도의회 관계자는 “인사권과 집행부 견제 등 막강한 권력이 주어지고 예산 운영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에 양당이 의장직을 차지하기 위해 사활을 거는 것 같다”며 “광역단체장 입장에서도 같은 당 소속 의원이 의장이 되면 도정 운영이 좀더 수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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