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개국 확진 1,600건·의심 1,500건
'원숭이두창' 명칭 변경도 논의 중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는 23일 원숭이두창과 관련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를 검토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한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원숭이두창의 발병은 이례적이고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국제보건규약에 따라 이 사태가 PHEIC에 해당하는지 평가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감염병 전문가들로 구성된 긴급위원회 회의는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다.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사무총장이 PHEIC 선포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PHEIC는 WHO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질병과 관련해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로, 대규모 질병 발생 중 국제적인 대응을 필요로 할 때 선포된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소아마비에 적용 중이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비정상적으로 유행하고 더 많은 국가가 영향을 받고 있어 대응 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며 "국제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브라질에서 아프리카 대륙 외 최초로 원숭이두창 관련 사망 의심 사례가 보고된 것도 PHEIC 검토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3일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州) 보건당국은 최근 출국 이력이 없는 한 남성이 원숭이두창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사망자의 밀접 접촉자 중 유증상자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WHO가 해당 보고의 진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PHEIC가 선포되면 WHO 회원국인 194개국은 24시간 이내에 자국 내 질병 감염 및 확산 상황을 WHO에 보고해야 한다. WHO는 해당 보고에 기반해 공항 검역, 국가 간 이동 통제 등의 질병 확산 방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질병을 억제하기 위한 국제 연구와 자금 지원을 가속하는 효과도 있다.
아울러 WHO는 원숭이두창의 명칭을 바꾸기 위해 전문가들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숭이두창은 1958년 실험실 원숭이에서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되면서 붙인 이름이다. 사람으로의 전파는 1970년 처음 확인됐다. 정확한 동물 감염원이 아직 밝혀지지 않아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WHO 측은 "현재 명칭은 특정 지역명이나 동물 이름을 병명에 사용하지 말라는 WHO의 지침과 어긋난다"고 명칭 변경을 추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WHO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 세계 39개국에서 1,600여 건의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보고됐고, 의심 사례는 1,500여 건으로 파악됐다. 39개국 가운데 32개국은 유럽과 미주 등 비풍토병 지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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