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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88.4% "수학 내신시험이 수포자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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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88.4% "수학 내신시험이 수포자 만든다"

입력
2022.06.1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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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강득구 의원 설문조사
수업 내용보다 문제 어렵고, 문제풀이에만 몰두
수학교사조차 68.6%는 "사교육 도움 된다"

9일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수험생들이 문·이과 통합 체제로 치러지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뉴스1

9일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수험생들이 문·이과 통합 체제로 치러지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뉴스1

고등학생 88.4%는 수학 내신 시험이 수포자(수학포기자)를 만드는 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보다 시험 문제가 어려워 사교육을 조장하고, 수학적 사고 능력을 높이는 대신 문제 풀이에만 몰두하게 만든다는 이유에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학 내신 평가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4월 전국 90개 학교 8,000여 명의 학생, 학부모, 수학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 88.4%, 중학생 74.2%, 학부모 64.3%가 '학교 수학 시험이 수포자를 만드는 데 영향을 끼친다'고 응답했다.

학교 수학 시험이 수포자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 이유는 크게 3가지다. 먼저 시험 문제가 수업 내용보다 과도하게 어렵다는 점이다. 고등학생 76.2%, 중학생 45.1%, 학부모 63.4%가 '수업에서 배운 내용보다 수학 시험 문제가 과도하게 어렵다'고 응답했다. 실제 수학교사들의 64.4%는 '변별력 때문에 가르친 내용보다 어려운 문제를 출제한다'고 답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대학 입시는 물론이고 고교 입시도 영재학교, 과학고, 자사고, 외고·국제고 등으로 서열화돼 있어 학교 시험이 학생들을 성적으로 줄 세우기 위해 과도한 변별이 이뤄지고 있다"며 "학교에선 상위 0.1%를 변별하기 위한 수학의 '킬러문항'을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경쟁 교육을 수년째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문제는 학교 수학 시험이 수학적 사고를 묻지 않고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빨리 푸는 데만 몰두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에 동의한 비율은 고등학생 85.2%, 중학생 65.8%, 학부모 75.3%였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금의 학교 수학시험은 수학적 사고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학생들을 문제 풀이 기계로 만들고 있다"며 "수박 겉핥기식의 문제 풀이 훈련만 계속된다면 수포자 증가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공

이런 문제들 때문에 수학의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고,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은 수포자가 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학교 수학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이 도움이 된다'는 설문에는 고등학생 90.5%, 중학생 81.5%, 학부모 90.7% 등 학생·학부모 대다수가 동의했다. 심지어 수학교사 68.6%도 사교육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교사들은 사교육이 필요한 이유로 △학교에서 개별 맞춤형 수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강제로라도 공부를 더 하게 되기 때문에 △반복적인 문제 풀이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수학 내신 평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별만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 시험 및 입시 제도를 개선하고, 평가 기준을 상세히 안내하는 동시에 수학 낙오자가 생기지 않도록 책임교육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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