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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염의 모든 것

입력
2022.06.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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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정규환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정규환 교수.


# 회사원인 35세 여성 A씨는 평소 꾸준한 운동과 식단관리로 남부럽지 않은 건강을 유지했다. 그런데 갑자기 평소보다 화장실을 찾는 빈도가 증가했다. 30분~1시간 간격으로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이제는 증상이 심해져 요도에 통증까지 느껴졌다. 다음날에는 소변이 약간 붉은 양상까지 보이자 A씨는 당황한 마음에 인근 비뇨의학과를 방문했다. 진단명은 급성 방광염으로 항생제를 3일 동안 꾸준히 복용하자 증상은 거의 없어졌다.

# 주부인 60세 여성 B씨는 30년 전에 방광염에 걸린 이후로 몇 년에 한 번씩 방광염이 재발했다. 매번 간단한 항생제 치료로 쉽게 나았지만 최근 6개월 동안 3차례나 발생했다. 걱정이 돼 비뇨의학과를 찾았더니 만성 방광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방광염이란

일반적으로 알려진 방광염은 세균성 방광염이고, 크게 급성 방광염과 만성 방광염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급성 방광염은 구조나 기능성 이상 없이 요도에 세균이 침입해 발생한 감염으로, 방광 내 염증이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이 질환은 대부분 남성보다 여성에게 잘 나타나는데, 여성의 요도는 4~5㎝로 남성보다 3~5배 정도 짧고 남성의 요도구보다 여성의 회음부와 질 입구에서 세균이 증식하기 쉬워 상행성 감염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만성 방광염은 1년에 3회 이상 방광염이 발생할 때 진단합니다. 간단한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는 급성 방광염과 달리, 만성 방광염은 잘 완치되지 않습니다.

간질성 방광염은 요절박, 빈뇨, 야간뇨 등의 증상과 함께 소변이 차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다가 소변을 보고 나면 통증이 줄어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역시 일반 방광염과 비슷하게 중년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며, 심한 경우에는 잦은 소변과 함께 과한 통증이 동반됩니다. 아울러 골반통증과 성교통증도 나타날 수 있는데, 성적 활동이 활발한 환자들은 성행위로 증상이 악화할 수 있습니다.

간질성 방광염은 증상이 악화·호전을 반복하는데 특정 음식이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연구가 있으나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방광 깊은 층의 섬유화를 특징으로 하며 이에 따라 방광의 용적이 감소합니다.

이 외에 과민성 방광도 있는데, 이 질환에 걸리면 소변을 참을 수 없는 요절박을 호소하며, 화장실을 가기도 전에 소변이 나오는 절박요실금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보통 주간 빈뇨와 야간뇨가 동반되는데, 비슷한 증상이 유발되는 요로감염이나 염증의 명확한 병변이 없을 때 진단합니다.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대병원 제공


방광염의 원인 및 치료

급성 방광염은 80% 이상이 대장균이 원인이며, 세균에 대한 개인의 저항력, 요로계의 구조 및 기능적 상태, 세균의 독성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발생합니다. 즉, 세균에 대한 개개인의 면역체계와 대장균에 의해 감염이 되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급성 방광염은 적절한 항생제 사용만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는 항생제를 3일 동안 사용해 치료하는 3일 요법이 표준이지만, 최근 1회 복용만으로 치료하는 1일 요법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만성 방광염의 발생 원인은 급성 방광염과 동일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쉽게 치료되는 급성 방광염에 비해 만성 방광염은 장기간 항생제 투여를 고려해야 합니다. 또 정확한 원인을 찾아 제거해야 합니다.

간질성 방광염은 일반 세균성 방광염과는 달리 소변검사에서 거의 무균상태를 보이기 때문에 항생제 치료가 효과가 없습니다. 또한, 명확한 치료법이 아직 없기 때문에 증상 완화를 목표로 합니다. 먼저, 경구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호전시킵니다. 대부분 이 단계에서 효과가 있지만 호전이 없으면 방광수입확장술, 방광 내 보톡스 주사, 방광내시경을 통한 점막의 전기소작이나 절제 등 여러 시술을 시도합니다.

과민성 방광은 호르몬 결핍, 약물 부작용, 과도한 수분 섭취로 인한 배뇨량 증가, 변비, 비만, 정신상태 변화, 방광출구 폐색, 질 탈출증, 당뇨 등의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먼저, 만성 변비를 개선하고 탄산음료나 카페인을 제한하는 등 식이요법으로 치료합니다. 또한 흡연은 방광 자극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금연을 해야 합니다.

방광염의 예방

방광염은 세균에 의해 감염되기 때문에 충분한 수분 섭취 후 정상적인 배뇨활동을 하면 체내의 세균을 배출하고 세균의 역행성 침투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수분섭취와 이에 따른 배뇨량 증가는 과민성 방광을 야기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아울러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서 방광염이 재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여성 호르몬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방광염을 예방하는 획기적인 식이요법에 대한 정확한 연구는 아직 없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유산균 제제, 크랜베리 주스, 비타민C, 녹차 등의 여러 식이요법 연구를 시행했지만 아직까지는 널리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빈번하게 재발하는 만성 방광염 환자는 회음부와 항문을 세척할 때 세균을 배출하기 위해 앞에서 뒤로 세척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성행위 이후 배뇨를 해 세균을 내보내야 합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질 세정제를 적정량이나 적정 횟수 이상으로 사용하면 오히려 정상 상재균(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을 사멸시키기고 이는 질 내 세균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적절한 양과 횟수를 지켜야 합니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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