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시대가 다가왔다. 코로나19 거리두기 제한이 풀리면서 극장가에도 활기가 돌아오고 있다. 인기 영화를 볼 수 있는 상영관은 관객들로 북적댄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범죄도시2' 등이 개봉했던 지난달 관객 수는 1,455만 명을 돌파했다. 437만 명 대였던 지난해 5월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에서 시선을 모은다.
팬데믹 이후 최초 1,000만 영화도 탄생했다. 형사 마석도(마동석)와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최강 빌런 강해상(손석구)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도시2'가 바로 이 명예로운 타이틀의 주인이다. '범죄도시2' 측은 "우리 영화가 지난 3년간 너무 힘들었던 영화계의 숨통을 터 준 듯하다. 그 점이 제일 기쁘다"고 전했다.
다른 작품들의 성적도 눈길을 끈다. 지난 8일 국내 극장가를 찾은 영화 '브로커'는 개봉 첫 주 누적 관객 수 77만을 돌파했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개봉 12일째에 250만 관객을 기록했다. 영화 마니아들의 기대감을 불러모으고 있는 '마녀2' '탑건: 매버릭'도 곧 대중을 만날 예정이다.
메가박스 측 관계자는 본지에 "1,000만 영화가 나왔다는 사실부터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게 아닐까 싶다. 주말에 관객들로 영화관이 북적대는 모습을 보면 2019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롯데시네마 측 관계자 또한 "관객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고 했다. 또한 "코로나19 시대에 개봉을 미뤘던 한국 영화들이 하나둘씩 나오는 중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북적이는 영화관, 문제는 '인력난'
관객이 급격하게 늘어난 가운데 많은 이들은 영화관의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해왔다. 매점에서는 오랜 시간 대기해야 했고 각종 안내를 도와줄 직원의 수도 부족했다. 불편함을 느끼는 이는 관객뿐만이 아니었다. 한 영화관 직원은 지난달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휴식 시간 없이 하루 12시간 일하고 있다"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엔 영화관당 직원이 6, 7명 있었고 아르바이트생들도 20~50명씩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직원 3명이 3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력난과 관련해 메가박스 측 관계자는 "대부분의 영화관 관계자들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기점으로 영화관의 모습에 큰 변화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 그 이전부터 정상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긴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예상보다도 훨씬 많은 관객들이 몰렸다는 것이었다. 롯데시네마 측 관계자 또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개봉 전에도 영화관에 다시 입장객이 많아질 걸 대비해 지속적으로 충원해 왔는데 생각보다 입장객이 많이 늘었다"고 했다. 두 관계자는 입을 모아 인력 충원을 통한 원활한 고객 응대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거리두기가 해제된 가운데 대작은 극장가를 살리고 관객들로 꽉 찬 상영관들은 많은 작품들의 개봉을 앞당기는 중이다. 영화관 또한 엔데믹 시대를 맞이해 달라진 상황에 대한 대응을 조금씩 해나가는 중이다. 극장가에 돌고 있는 활기가 많은 영화인들에게 웃음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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