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찍어 누르는 최악의 인플레... "R의 공포 초입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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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찍어 누르는 최악의 인플레... "R의 공포 초입 왔다"

입력
2022.06.12 18:00
수정
2022.06.1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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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경기 침체 이어질 가능성
"금리 인상까지 맞물려 성장 제약"
증시, 코인 추풍낙엽... 亞 증시 비상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AFP=연합뉴스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공격적 긴축에 나서고, 이로 인해 경기 침체(Recession)가 불어닥칠 거란 'R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천장 없이 치솟는 물가가 가뜩이나 갈 길 바쁜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거란 우려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을 짓누르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는 이미 경기가 침체 초입에 들어섰다고 비관하고 있다.

6%대 물가 임박... 성장률 발목 잡는다

12일 한국은행, 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경제지표와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의 성장률, 물가 전망치를 보면 올해 국내 물가가 4%대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성장률은 뒷걸음질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5월 물가상승률이 5.4%로 약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이달엔 6%대 물가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태다.

고공행진 물가는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2.1%)보다 2.7%포인트나 올려 잡은 4.8%로 조정한 반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3.0%에서 2.7%로 내렸다.

과거 사례를 봐도 고물가는 경제 성장을 강하게 압박해 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 이상 기록한 것은 2008년(4.7%)과 2011년(4.0%) 두 차례인데, 이를 전후해 실질 성장률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07년 5.8%이던 성장률은 2008년 3%, 2009년엔 0.8%로 하락했고, 2010년 6.8%까지 반등했던 성장률은 2011년 3.7%, 2012년 2.4%까지 내렸다.

높은 물가는 그 자체로 경제 주체들의 부담을 늘리고, 물가를 잡기 위한 통화당국의 긴축과 맞물려 성장을 제약한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높은 물가 상승세로 가계와 기업의 구매력이 저하되고, 대내외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현지선 "이미 경기 침체 들어서" 비관론도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에서도 'R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발표된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1년 만에 최대폭으로 치솟은 8.6%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 정점' 기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같은 날 발표된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1978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저치(50.2%)를 기록했다. 정점을 모르고 치솟는 고물가가 장기화할 수 있단 우려가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소비심리를 곤두박질치게 만들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OECD에 따르면 38개 회원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2%로 1998년 9월(9.3%)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치를 쓰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경기 침체가 임박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수석투자전략가는 "이미 기술적으론 경기 침체에 들어섰지만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피터 부크바 블리클리자문그룹 최고투자책임자는 "올 3분기 경기 침체가 시작돼도 놀랄 게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재차 고꾸라졌다. 유럽중앙은행(ECB)마저 내달 11년 만에 금리인상을 예고하며 긴축에 드라이브를 걸자 10일 유럽증시가 일제히 2% 이상 하락 마감한 데 이어, 뉴욕증시 3대 지수도 일제히 2~3%씩 약세로 마쳤다.

대표적 위험 자산인 가상화폐 가격도 추락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3만 달러선을 내주며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2만7,300달러대까지 밀렸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이날에만 10% 넘게 폭락하며 1,400달러 선까지 추락했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글로벌 긴축 압박에 연일 약세를 이어 온 아시아 증시도 변동 장세가 이어질 거란 우려가 짙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 압력 확대, 고강도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가 동시에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5월 물가 충격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넘어 연준의 통화정책 전반에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아름 기자
세종=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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