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재활용컵 확산 ESG 사업 확대
스타벅스·제주대에 '리유저블컵 회수기' 공급
AI가 '재활용 가능' 여부 판단해 효율성 높여
서울 거점에 회수기 800여 대 추가 설치 계획
"어, 재활용컵인데 왜 안 들어가지?"
"안에 커피 남아 있어서 그래. 씻어서 다시 넣어 봐"
3일 제주대에 설치된 해피해빗 '다회용컵(리유저블컵) 무인 회수기' 앞에서 학생들이 옥신각신하고 있었다. 다회용컵 반납을 '거절'당한 학생은 친구에게 구박을 받고 나서 컵 안에 남아 있는 음료를 비우고 다시 회수기에 투입했다. '해빗 컵 반납' 버튼을 누르자 기계 입구가 열렸고 세척된 컵을 넣으니 화면에 '해빗 컵을 확인하고 있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나타났다. 약 10초 뒤 회수기가 다회용컵에 재활용 적합 판정을 내리고 컵을 삼키자, 맡겨 둔 보증금 1,000원이 현금으로 지급됐다. 다회용컵 재활용 판단부터 보증금 지급까지, 전 과정은 '무인 자동화'로 이뤄졌다.
SK텔레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차원에서 시작한 '해피해빗'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12일 SK텔레콤에 따르면, 해피해빗은 민관합동 사업으로 카페·공항·대학 등 공공장소에 다회용컵 사용을 확대하는 프로그램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초부터 제주도 내 스타벅스 전 매장 및 제주대, 제주국제공항 등에 다회용컵 회수기를 보급하는 '에코제주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기준 제주도 내 스타벅스와 카페 등 31곳에 회수기를 설치해 250만 개 일회용컵 절감 효과를 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 사업에서 다회용컵 재활용 적합 여부를 판단하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종이컵, 플라스틱컵 등을 걸러 내고 음료가 남아 있거나 2개 이상 겹쳐 있는 컵에도 '반납 불가' 판정을 내린다. 적합 판정을 받은 컵은 SK그룹의 사회적 기업 '행복커넥트'가 회수해 7단계의 세척 과정을 거친 후 일선 매장에 재공급한다. 회수기는 기계가 들어가는 매장 브랜드와 특성에 따라 외부 디자인이 바뀌는데, SK텔레콤은 올해 안에 서울 주요 지역에 800개 이상의 회수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제주대 "다회용컵 4,500개 회수율 70% 성과"
SK텔레콤은 다회용컵 사용 확대를 위해 제주대 등과 산학 협력에도 나섰다. 제주대는 올해 4월부터 2개의 다회용컵 회수기를 시범 설치했다. 제주대에서 만난 김동전 제주대 부총장은 "매일 큰 봉투로 한 봉지씩 나오던 일회용컵 배출량이 꾸준히 줄고 있다"면서 "제주한라대, 제주관광대에서도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황우화 제주대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사무국장 역시 "올해 4, 5월 제주대에서 총 4,500개 다회용컵이 쓰였고, 회수율은 70% 정도"라고 설명했다.
학생들 사이에 좋은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제주대를 다니는 김모씨는 "회관 매점에서 모든 음료 컵이 재활용컵으로 제공돼서 많이 쓰고 있다"고 전했고, 또 다른 재학생 이모씨는 "반납기가 더 많이 설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관련 사업 확대를 위한 후속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소규모 카페는 (비용 문제 등으로) 참여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인센티브 제공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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