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개입 필요 없는 '레벨4' 자율주행 택시
테헤란로 일대 시범 운행…8월 정식 서비스
서울시-국토부-현대차, 자율주행 협력 결실
향후 청계천·청와대 일대 자율주행 서비스 확대
“사람이 운전하는 것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러운데요. 기대 이상의 주행 수준입니다.”
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범운행’ 행사에서 로보라이드(자율주행 택시) ‘1호 승객’으로 탑승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승 소감을 밝히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오 시장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삼성역 사거리 현대오토에버 사옥을 출발해 포스코 사거리, 선릉역을 지나 르네상스호텔까지 총 3.4㎞ 구간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체험했다.
로보라이드 시범 서비스는 승객의 출발지와 목적지에 따라 스스로 실시간 최단경로를 찾아 운행하는 택시 형태다. 올해 초 서울 상암 일대에서 서비스를 진행했던 일정 구간을 운행하는 ‘셔틀’ 개념에서 한 단계 발전시켰다. 서비스에는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차가 투입됐다. 해당 차량은 운전자 개입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갖췄다. 다만 운전석에는 비상상황에 대비한 안전요원이 탑승한다.
로보라이드 시범 서비스가 이뤄지는 강남 지역은 서울에서도 가장 혼잡한 곳으로 꼽히는 왕복 14차로의 영동대로, 왕복 10차로의 테헤란로와 강남대로를 포함하고 있다. 버스와 트럭부터 승용차ㆍ오토바이까지 다양한 교통수단이 혼재돼 운전자가 평소에도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곳이다. 서울시는 혼잡한 도심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그룹과 협력, 교통신호와 자율주행차가 연동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덕분에 자율주행차는 0.1초 단위의 실시간 신호등 변화와 다음 신호 대기 시간까지 알 수 있다.
서울시는 국토부, 현대차와 함께 앞으로 2개월간 전문가, 자율주행 관계자 등이 탑승하는 베타서비스 기간에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기술과 서비스를 보완・개선한다. 8월부터는 △테헤란로 △강남대로 △영동대로 △언주로 △남부순환로 등 총 26개도로 48.8㎞를 운행하고, 내년에는 △도산대로 △ 압구정로 등 총 32개 도로 76.1㎞ 운행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이번 로보라이드 시범 서비스를 시작으로, 다소 뒤처진 서울시의 자율주행 인프라ㆍ서비스 수준을 세계 최고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실제 미국에선 구글의 자율주행 계열사인 ‘웨이모’가 2018년 12월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에서도 차량공유 업체인 ‘디디추싱’이 2020년부터 상하이(上海)에서, 정보기술(IT) 기업 ‘바이두’가 베이징(北京)에서 지난해부터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세종시(오토노머스에이투지), 제주(라이드플럭스)에서도 지난해부터 자율주행 택시가 달리고 있다.
오 시장은 “강남을 시작으로 조만간 청계천 일대에서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작하고 올 연말께 청와대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버스 사업도 준비 중”이라며 “이렇게 되면 우리도 우리보다 조금 앞서가는 나라, 도시들처럼 자율주행 경쟁에서 이제 당당히 앞서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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