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환율 상승 속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빨라
1분기 물가상승률 중 9%는 환율 때문
최근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치솟는 소비자물가를 더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기업의 수입 원가를 높이고, 기업은 환율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 국내 물가를 높일 우려가 커졌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9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지속되고 있는 이번 환율 상승기의 일평균 상승폭은 0.51원으로 나타났다. 과거 상승기와 비교하면 비교적 완만한 수준이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한 2월 이후 일평균 상승폭은 1.15원에 달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르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높아진 환율이 물가로 전이되는 현상도 다시 나타났다. 환율 1% 변동 시 물가상승률의 변동을 의미하는 물가전가율은 금융위기 이후 추세적으로 낮아져 2020년 제로(0)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1분기 현재 0.06%포인트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상승과 물가 상승의 관련성이 그만큼 깊어졌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원·달러 환율이 물가에 기여하는 수준 역시 높아졌다. 단순히 관련성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물가 상승 요인들을 분석해 보면, 환율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얘기다. 실제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상승률(3.8%) 중 약 9%(0.34%포인트)가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상승폭 기준으로는 2015년 2분기 이후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가가 1,000원 오르면 그중 90원은 환율 때문에 오른 셈이다.
한은은 "환율의 물가전가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향후 환율 상승이 국내 물가 상승 압력에 미치는 영향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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