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인멸 및 도망 염려 있다"
영장실질심사 출석하며 '침묵'
사모펀드 환매 중단으로 투자자들에게 2,500억 원대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 장하원(63)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가 구속됐다. 장 대표는 장하성 주중대사의 동생이다.
권기만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장 대표에 대해 "증거 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디스커버리자산운용 관계자 김모씨에 대해선 "혐의 내용이 가볍지 않고 혐의 내용과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나,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 인멸이나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장씨는 이날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하면서 '부실펀드 판매·투자금 돌려막기 혐의 인정하나', '펀드 쪼개기 운용 인정하나'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세 시간 가까이 심문을 받고 나와서도 침묵했다. 법정을 나온 장 대표가 경찰 호송차에 오르자, 펀드 피해자들은 차 문을 열고 장 대표의 팔을 잡아 끌며 "사기꾼", "내 돈 물어내라" 등 고함을 지르고 항의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다이랙트랜딩인베스트먼트(DLI) 사모사채를 사들여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디스커버리펀드는 2019년 4월 DLI가 현지 당국의 자산 동결 제재를 받으면서 환매가 중단됐다. 투자자들의 피해는 2,562억 원에 이른다.
경찰은 장 대표가 이윤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규 투자금을 모아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폰지 사기' 수법을 쓴 것으로 보고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해 5월 입건 전 조사로 사건 수사에 착수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올해 2월 장하원 대표를 두 차례 이상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고 지난달 6일 장 대표의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반려한 뒤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이에 자료를 보강해 지난달 27일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고, 검찰은 이달 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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