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남편이 갑자기 숨졌다… 외딴집엔 누군가 머물고 있다 [몰아보기 연구소]

입력
2022.06.10 10:00
12면
0 0

디즈니플러스 영화 '나이트 하우스'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금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남편을 잃은 베스는 홀로 남은 외딴 저택에서 놀라운 일들을 겪게 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남편을 잃은 베스는 홀로 남은 외딴 저택에서 놀라운 일들을 겪게 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 바로 보기 | 1부작 | 15세 이상

남편이 숨졌다. 갑작스런 죽음이었다. 아내 베스(레베카 홀)는 충격이 컸다. 부부는 호숫가에 저택을 지어 살아오며 나름 행복한 일상을 보내왔다. 남편 오언(에번 조니킷)은 보트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까닭 모를 죽음이었다.

베스는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해 침대에 쓰러진다. 다음날 아침 기이한 일이 벌어진다. 누군가 집에 들어왔다가 나간 듯하다. 집 앞 선착장에는 발자국까지 남아있다.

①홀로 남은 저택에서 기이한 일들이

베스가 남편과 살던 집은 외딴 곳이다. 호숫가 주변은 온통 숲이다. 아름답고 고즈넉한 곳이다. 누군가 삶을 방해하기 어렵지만 다른 이의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다. 베스는 고립무원의 집에서 기이한 일들을 잇달아 마주한다. 남편 휴대폰으로부터 온 안부 문자를 받는다. 아침엔 느닷없이 오디오가 작동한다. 남편이 즐겨 듣던 음악이 베스의 잠을 깨운다. 집에 홀로 있으나 누군가 함께 있는 듯하다.

베스는 술로 슬픔을 달랜다. 환각처럼 이상한 것이 보이기도 한다. 술 때문인지, 초자연적현상이 실제로 일어났기 때문인지 알 수 없다. 베스는 절친한 친구 클레어(새러 골드버그)에게 고통을 토로한다.

②남편은 무슨 일을 저지른 걸까

베스는 홀로 집에 남아 죽은 남편의 과거를 돌아본다. 서치라이트 픽쳐스 제공

베스는 홀로 집에 남아 죽은 남편의 과거를 돌아본다. 서치라이트 픽쳐스 제공

베스는 남편의 숨겨진 면모를 찾으려 한다. 오언의 휴대폰을 유심히 살피고, 그의 물건들을 뒤진다. 휴대폰에는 한 여인의 뒷모습을 포착한 사진이 있다. 베스인 듯하나 베스가 아니다. 베스는 남편의 외도를 의심한다. 남편이 남긴 집 설계도에서 미심쩍은 면이 발견되기도 한다.

어느 밤 문득 잠에서 깨어난 베스는 호수 맞은 편에서 빛을 본다. 보트를 타고 건너 가 보니 한번도 본적 없던 집이 있다. 꿈인지 환상인지 알 수 없다. 베스는 아침에 일어나 같은 곳을 둘러보나 집은 온데간데 없다. 유일한 이웃 멜(본디 커티스-홀)은 오언이 남겼다는 수상쩍은 말을 전한다. ‘충동을 참을 수 없다, 베스를 위해서라도 그만 둬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③심장 옥죄는 음산한 기운

'나이트 하우스' 등장인물은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레베카 홀은 원맨쇼나 다름없는 열연을 선보인다. 서치라이트 픽쳐스 제공

'나이트 하우스' 등장인물은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레베카 홀은 원맨쇼나 다름없는 열연을 선보인다. 서치라이트 픽쳐스 제공

오언을 사로잡은 충동은 무엇이었을까. 외도에 대한 충동을 이겨내기 힘들다는 표현이었을까, 아니면 악마적인 어떤 행동을 참을 수 없다는 말이었을까. 남편에 대한 의문이 커질수록 베스가 맞닥뜨리는 공포의 강도는 세진다. 베스의 난관을 지켜보는 관객은 뒷골이 서늘해진다.

베스가 왜 곤경에 처하고, 생명의 위협까지 받는지 과학적으로 설명되진 않는다. 영화는 오언이 남긴 주술이 작용하는 것처럼 에둘러 표현한다. 베스를 둘러싼 음산한 분위기, 끝 모르게 이어지는 물음표, 끔찍한 일이 터질 듯한 묘사만으로도 보는 이의 심장을 옥죈다.

※몰아보기 지수: ★★★☆(★ 5개 만점, ☆ 반개)

2021년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극장 개봉한 영화다. 한국에서는 디즈니플러스에서 첫 공개됐다. 공포영화 분야에서 최근 떠오르고 있는 신예 데이비드 브루크너가 연출했다. 잔혹한 장면을 보여주지 않고 서늘한 기운을 자아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공포영화 마니아라면 감독의 이름을 기억해 둘 만하다. 주목해야 할 또 하나는 레베카 홀의 연기다. 등장인물이 많지 않은 이 영화에서 홀은 원맨쇼라 수식해도 과하지 않게 시작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홀로 책임진다. 더워지는 날씨 등골이 오싹해지는 드라마나 영화가 보고 싶다면 주저 없이 택할 만하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