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숙소, 바람정원 사진 맛집
환경 문제 우려에도 10일부터 시범 개방
"토지 피복 조치, 오염 심한 곳 동선 제외"
한 세기 넘게 금단의 땅이었던 용산기지가 국가공원으로 국민 곁에 돌아왔다. 용산공원은 드넓은 산책로에 장군 숙소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무엇보다 대통령실 앞뜰까지 입장이 가능해 대통령 헬기와 특수 차량들도 볼 수 있다는 게 용산공원의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10일 시범 개방에 앞서 지난 7일 찾은 용산공원은 방문객 맞을 준비를 마쳤다. 신용산역 인근에 있는 '14번 게이트' 출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가장 먼저 장군 숙소를 마주한다. 정원이 딸린 단독주택 형태로 이국적이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붉은 벽돌 건물에 오래된 나무가 많아 미국 감성으로 사진을 찍는 젊은 층의 ‘핫플레이스’가 된 장교 숙소 5단지처럼 장군 숙소도 미국의 전원 마을을 연상시켜 또 다른 ‘사진 맛집’이 될 것으로 보인다. 2, 3층 연립주택 형태로 된 장교 숙소와 달리 장군 숙소는 모두 단독주택으로 조성됐다. 무성한 나무 그늘 아래 곳곳에 벤치가 새로 설치돼 쉬어 가기도 딱 좋다.
장군 숙소를 지나면 대통령실을 정면에서 마주 볼 수 있는 공간이 펼쳐진다. 대통령실 배경으로 태극기가 그려진 바람개비가 놓여져 있어 기념사진 찍기 좋은 장소다. 이 공간의 이름은 ‘국민의 바람정원’이다. 바람개비는 공원 입장 때 받을 수 있으니 잊지 않고 챙겨야 한다.
이 구역에서는 대통령실 앞뜰 방문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대통령실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대통령 경호 장비도 관람이 가능하다. 15분마다 40명까지 선착순으로 입장하니 야구장 인근 접수처에서 번호표를 받아야 한다. 신분증 지참은 필수다. 다만 이날은 대통령실 앞뜰까지 공개되지 않아 멀리서 볼 수밖에 없었다.
장군 숙소와 대통령실 남측 구역 사이에는 그늘막 탁자와 의자가 놓여져 있어 식음료를 먹으며 쉬어가기 좋다. 시범 개방 때는 푸드트럭도 들어선다. 대통령실 남측 구역을 지나 스포츠필드 인근에 가면 20m 초대형 그늘막이 시원함을 선사하는데, 이날은 그늘막이 설치되지 않았다.
신용산역 출입구부터 국립중앙박물관 출구까지 직선거리 1.1㎞로 1시간 정도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용산공원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2시간으로 제한된다. 시범 개방은 10~19일 이뤄지고 본격적으로는 9월쯤 열린다. 관람 예약은 방문 희망일 5일 전부터 신청(회당 500명 선착순) 가능한데,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12일은 예약이 꽉 찼다.
시범 개방을 앞두고 환경단체 등에서 토지 오염에 따른 환경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의 '환경조사 및 위해성평가 보고서'를 보면 시범 개방 부지의 82%가 넘는 곳에서 기준치 이상의 오염 물질이 검출됐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보여 주기식 개방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오염 제거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안심하고 관람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김복환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장은 “오염된 토양이 직접적으로 인체에 닿지 않도록 토지 피복(땅 표면 위로 아스팔트나 보도블록, 잔디 등을 덮는 것) 조치를 했다”면서 “동선도 오염된 곳은 제외했다”고 말했다. 2시간으로 체류 시간을 제한한 것에 대해선 “관람객의 혼잡도와 편의시설 이용 등을 고려해 정했을 뿐, 오염 문제와는 관련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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