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티드 도넛, 이준범 GFFG 대표 인터뷰
다시 도넛의 시대다. 도넛을 먹기 위해 1시간 줄 서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마카롱, 크로플 등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디저트가 등장하는데도 모두가 다 아는 그 맛, 도넛이라니. 던킨과 크리스피크림이 양분해왔던 국내 도넛 시장에 지각 변동을 일으킨 주역은 베이커리 카페 '노티드'가 내놓은 노티드 도넛이다.
노티드를 운영하는 식음료 기업 'GFFG(Good Food For Good)'의 이준범(40) 대표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감을 줄 수 있는 디저트류가 더 사랑받게 된 것 같다"며 "예전 젊은 층이 즐기던 디저트류를 중년층까지 찾는 게 달라진 점이다"라고 말했다. 전국에 15개 매장을 두고 있는 노티드 도넛은 하루 3만~4만 개씩 팔린다고 한다. 일부 매장에선 30분씩 줄을 서야 맛볼 수 있고 인기 메뉴는 오후 늦게 가면 품절되기 일쑤다.
2017년 개업한 노티드의 당초 주력 제품은 도넛이 아니라 케이크였다. "케이크는 아무래도 크림이 겉면에 있으니까 손님들이 가져가다가 모양이 망가지는 일이 종종 있었어요. 테이크아웃을 용이하게 하려고 방법을 찾다가 반죽을 바깥으로 빼고 안에다 크림을 숨기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던 게 도넛으로 이어졌어요."
2018년 말부터 선보인 노티드 도넛은 그러니까 안과 밖을 뒤집은 케이크인 셈이다. 도넛 속의 달지 않은 케이크 크림은 색다른 도넛을 만든 인기 비결이다. 이런 발상의 전환은 매출 급성장으로 이어졌다.
미각 못지않게 시각을 중요시하는 SNS 시대의 소비자 취향에 맞춰 도넛 모양과 색깔에 공을 들인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요인이다. 치열한 디저트 시장에선 시선을 끄는 것은 물론,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야 승산이 생긴다. 이 대표는 "도넛마다 속에 어떤 크림이 들어 있는지를 알려 주는 작고 귀여운 동그란 크림을 올렸다"며 "사진 찍을 때 예쁘게 나오도록 여러 패키지를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도넛 파는 회사가 캐릭터 제품, 굿즈 개발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매장과 패키지 곳곳에 새겨진 웃는 모양의 캐릭터는 노티드 도넛을 상징하는 '노티드 스마일'. 도넛을 먹다 입 주변에 묻은 크림을 훑어 먹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노티드에서는 '슈가 베어'라는 이름의 곰돌이 인형도 판매한다. 그는 "오래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려면 디즈니랜드처럼 팬덤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노티드는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도넛의 원조인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브랜드를 성공시키겠다는 포부다. K팝, K드라마에 이어 K음식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K디저트까지 세계 무대에 도전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30년 동안 3개 메뉴로 장사하는 오래된 가게처럼 단순한 메뉴로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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