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2021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 발표
코로나19 여파로 직장 내 회식 등 대면 접촉의 기회가 줄어들자, 직장 내 성희롱 피해 경험률도 3년 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사무실 출근이 줄고 비대면 업무 진행이 늘어남에 따라 직장 내 성희롱 피해 경험자 중 4.7%는 단체 대화방 등 온라인에서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로 회식·출근 줄자 직장 내 성희롱도 절반 '뚝'
여성가족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직장 내 성희롱 실태 파악을 위해 3년마다 실시되는 것으로, 이번 조사에는 공공기관 770개와 민간사업체 1,760개 소속 1만7,68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직장에서 한 번이라도 성희롱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이들은 4.8%(여성 7.9%, 남성 2.9%)로 3년 전(8.1%)보다 3.3%포인트 감소했다. 성희롱 피해를 목격했다는 이들도 5.5%로, 3년 전(11.2%)보다 5.7%포인트 줄었다.
여기에는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 중 '회식, 단합대회 등이 감소했다'고 답한 비율이 90.4%로 매우 높았고 △재택근무로 출근 횟수가 감소했다(18.3%) △온라인 비대면 업무 진행이 증가했다(44.4%)는 응답도 많았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사무실 출근이나 회식 등 대면 접촉이 줄면서 성희롱 피해 경험 비율도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성희롱 피해 발생 장소에 대한 응답도 3년 전과 달라졌다. 2018년에는 △회식 장소(43.7%) △사무실 내(36.8%) △야유회·워크숍 등(8%)의 순이었는데, 이번에는 △사무실 내(41.8%) △회식 장소(31.5%) △출장·외부미팅 등(5.7%)의 순이었다. 또 연구팀은 비대면 업무가 늘어난 점을 고려해 피해 발생 장소 항목에 단체대화방이나 메신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포함한 '온라인'을 추가했는데, 여기서 성희롱 피해를 당했다고 답한 비율이 4.7%나 됐다.
피해자 10명 중 7명은 침묵... 2차 피해 상처 커
직장 내 성희롱 피해 경험자 중 이를 참고 넘어가는 비율은 66.7%로, 3년 전에 비해 14.9%포인트 감소했지만 여전히 대처가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넘어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해서(59.8%) △행위자와의 사이가 불편해질까 봐(33.3%) △문제를 제기해도 조직이 묵인할 것 같아서(22.2%)를 이유로 침묵했다.
피해 경험자 중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힌 이들은 24.5%였는데, 이 중 사내 기구 신고 등 공식 절차를 통한 해결 비율은 6.3%로 전체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동료에게 알리고 의논(10.9%)하거나 행위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개인적으로 처리(7.3%)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성희롱 피해자 중 주변의 부정적 반응이나 행동 등으로 2차 피해를 경험한 사람은 20.7%로 집계됐다. 특히 2차 피해를 겪은 사람 중 87% 정도는 근로의욕 저하 등의 영향을 받았는데, 직접적 성희롱 피해로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 비율(51.1%)보다 더 높았다. 이는 피해자들이 2차 피해로 인해 더 큰 마음의 상처를 입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가부, 관리자의 피해자 보호 의무 강화 예고
직장 내 성희롱 예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은 피해자 보호(32.8%)와 조직문화 개선(19.6%) 순으로 나타났는데, 여가부는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꾸려나갈 계획이다. 특히 양성평등기본법과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기관장·관리자의 구체적인 피해자 보호조치 시행 의무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준비 중이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피해자가 주저하지 않고 신고·대응할 수 있도록 원스톱 피해자 지원을 강화하고, 조직문화 개선과 공공기관 고충상담원 교육을 통해 기관 내 사건 처리가 적절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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