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러 “우크라 식량 수출 인도주의 통로 제공”… 식량난 숨통 트이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러 “우크라 식량 수출 인도주의 통로 제공”… 식량난 숨통 트이나

입력
2022.06.03 16:41
수정
2022.06.03 17:15
10면
0 0

터키 중재로 유엔·러시아, 우크라 곡물 수출 논의
우크라까지 참여하는 4자 회담서 실무 협의 예정
AU, 푸틴 만나 우크라 곡물 봉쇄 해제 촉구 계획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흑해를 통한 밀 수출이 막히면서 아프리카 전역에 공급되는 밀 가격이 45%나 상승, 아프리카 전역의 식량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사진은 2013년 1월 22일 말리 중부지역 세구 근처 들판에서 밀을 체로 치고 있는 주민들 모습. 세구=AP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흑해를 통한 밀 수출이 막히면서 아프리카 전역에 공급되는 밀 가격이 45%나 상승, 아프리카 전역의 식량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사진은 2013년 1월 22일 말리 중부지역 세구 근처 들판에서 밀을 체로 치고 있는 주민들 모습. 세구=AP 연합뉴스

러시아 해군의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 봉쇄로 야기된 전 세계 식량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보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국제사회의 거듭된 압박과 중재 노력에 한발 물러선 셈이다. 아직 실무 협의는 남아 있지만 식량 공급망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ㆍ긴급구호 담당 사무부총장은 이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을 만나 흑해 해상 운송을 통한 우크라이나 식량 수출 재개 문제를 협의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회담 중 발표한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가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흑해 항구에 인도주의 통로를 열 것”이라며 “러시아는 안전한 항해를 보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공언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은 터키가 러시아와 유엔 간 협의를 중재했다고 설명하면서 “우크라이나 항구에 묶인 곡물 운송을 보장하는 로드맵이 유엔 지원 아래 마련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엔, 터키는 조만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4자 회담을 열어 항로, 보험, 선박 안전, 항구 기뢰 제거, 식량 운송을 위한 지휘본부 구성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러시아 타스통신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8일 터키를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엔은 세계 식량 수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식량 수출과 러시아산 곡물ㆍ비료 수출을 동시에 재개하는 일괄 타결을 추진해 왔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레베카 그린스판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이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제1부총리를 만나 러시아산 곡물ㆍ비료 수출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유엔은 “회담이 건설적이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 또한 러시아 곡물은 제재 대상이 아니라며 러시아 곡물ㆍ비료 수출 선박에 재정보증을 할 용의가 있다고 약속했다.

당사국 간 협의가 원만히 이뤄질 경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100일간 창고에 쌓여 있던 곡물 2,000만 톤이 마침내 시장에 풀리게 된다. 식량 부족 해소와 가격 안정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유럽의 빵 바구니라 불리는 곡창 지대인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밀 9%, 옥수수 16%, 해바라기씨유 42%를 공급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합친 밀 수출량은 전 세계 공급량 3분의 1을 차지한다.

특히 아프리카는 밀 40%를 두 나라에서 들여오는 탓에 식량 대란까지 우려됐다. 르완다와 탄자니아, 세네갈은 의존도가 60%를 넘고, 베냉과 소말리아는 100% 전량을 수입한다. 유엔식량계획(WFP)과 국제구호단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량 위기가 악화함에 따라 아프리카 북동부 국가에서는 1,400만 명이 기아 위기에 처해 있으며 4,000만 명이 기근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아프리카도 식량을 구하기 위해 직접 발벗고 나섰다.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인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은 3일 러시아 휴양도시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다. 살 대통령 측 고문은 “우크라이나 곡물 봉쇄가 아프리카에 미친 영향을 설명하고 수출 허용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미국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크렘린궁도 “두 정상이 러시아와 아프리카 국가 간 정치ㆍ경제ㆍ인도적 협력 확대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