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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면적 버금가는 골프장에 국토 신음...정부는 "더 늘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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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면적 버금가는 골프장에 국토 신음...정부는 "더 늘리자"

입력
2022.06.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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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인구 급증 추세, 474만 명 달해
정부 "600만 명으로 늘리겠다" 발표
가뜩이나 좁은 국토, 환경 파괴 뻔해

지난달 9일 방문한 강원 원주 여산골프장 건설 현장. 이 골프장은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종 서식지인 생태자연도 1등급 부지에 건설되고 있다. 서식지 보호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졌지만, 벌목을 제외한 공사는 여전히 진행되는 상황이다. 황은서 인턴기자

지난달 9일 방문한 강원 원주 여산골프장 건설 현장. 이 골프장은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종 서식지인 생태자연도 1등급 부지에 건설되고 있다. 서식지 보호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졌지만, 벌목을 제외한 공사는 여전히 진행되는 상황이다. 황은서 인턴기자

한국에 있는 골프장(514개) 면적을 모두 합치면 5억1,024만8,290m². 여의도 면적의 176배에 달하는 크기다. 서울 면적의 84% 정도가 골프장인 셈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전체 체육시설(5만2,274개소) 중 골프장의 비중은 0.98%인데, 전체 체육시설 면적의 89.68%를 차지한다.

이처럼 '땅'의 스포츠인 골프는 환경 파괴도 심각하고, 인구 대비 가뜩이나 좁은 국토를 가진 한국에선 특히 권장할 만한 스포츠라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정부는 골프 인구를 더 늘리겠다며 ‘골프 대중화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환경 훼손 우려를 감안해 ‘친환경 골프장’을 확대하겠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질 않는다.

지난 1월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골프장 이용 합리화 및 골프산업 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친환경 골프장을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에 따르면, 골프 인구는 2015년 267만 명에서 지난해 474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최근 2년간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외 스포츠가 인기를 끈 것도 작용했다. 그런데 골프장 공급은 그대로여서 대중 골프장 이용료가 지난해 19%나 상승하는 등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대중친화적 골프장을 확충해 문제를 해결하고, 2026년까지 골프 인구를 600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30년까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환경 훼손 없이 운영하는 골프장을 10개소로 확대하고 △빗물저장고 및 지하수 사용량 모니터링 시스템 지원 △친환경 골프장 인증제 시행 등이 대안으로 담겼다.

그러나 환경단체에서는 이 같은 골프장 확대 방침에 우려를 표한다. 나무를 잘라 골프장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생태계 파괴나 탄소 배출, 수질 오염 문제가 발생하는데, 정부가 피상적인 대책만을 내놨다는 것이다.

김동언 서울환경연합 팀장은 "골프장의 막대한 물 사용, 농약 사용으로 인한 생태계 영향, 동물 서식지 파괴 및 종 단순화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책"이라며 정부의 대안은 보완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골프장을 더 확충하는 것보다 기존 골프장에 대한 환경 규제를 강화해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문체부에서 직접 골프장을 지어서 늘리겠다는 게 아니다"며 민간의 수요에 따른 정책이라 말했다. 골프장이 환경부나 국토부의 관계 법령에 따른 환경 요건을 충족해야 승인되는 사업인 만큼 "한 단계 나아가 자연 친화적 운영을 위한 계획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골프장 조성이나 운영에 있어 환경에 피해가 발생한다면 관계부처와 논의해 규제를 논의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종 기자
황은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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