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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가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어가려면...

입력
2022.06.06 04: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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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지난달 1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이 누리호에 대한 막바지 점검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지난달 1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이 누리호에 대한 막바지 점검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지난해 10월 21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첫 발사됐던 누리호가 이달 15일 2차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누리호는 12년 전부터 약 2조 원의 막대한 개발비와 시간을 투입한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이다.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누리호로 우리 위성(1.5톤)을 지구 저궤도에 보내는 데 성공한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 우주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된다. 전 세계 80여 개 나라가 우주산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고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기술적 제한이 많아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개발 능력을 구비한 나라는 10여 개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독자적 우주발사체 개발 능력을 갖는다는 것은 우주 영토를 확보한다는 의미 외에도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의 문을 여는 계기도 된다. 뉴 스페이스란 정부 주도 우주개발에서 민간기업 중심으로의 우주산업 생태계 전환을 말한다. 이번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개발사업엔 국내 30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 무려 37만 개에 달하는 첨단 발사체 부품의 제작과 조립, 그리고 그 성능시험을 우리 기술로 이뤄내 오늘의 성과를 가져왔다.

누리호 2차 발사의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그동안의 누리호가 이룬 사업 성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을 비롯한 후속 사업들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후속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한국형(K)이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발사체 개발 기술을 확보할 수 있어 우주 강국으로서 위상을 갖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주기업 중심의 '우주발사체 클러스터'를 시급히 구축해 '뉴 스페이스' 시대에 가속화되고 있는 글로벌 우주개발 경쟁에 나서야 한다. 민간기업이 우주산업을 주도할 경우, 우주경제의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중심으로 우주발사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이에 맞춰 지자체도 발빠르게 나서 특화 산업단지 조성에 힘을 쏟는다면 민간 주도 우주산업 발전을 위한 초석이 다져지게 될 것이다.

국내 우주발사체 기업들이 글로벌 우주산업의 경쟁력을 갖추고 선진국 수준의 우주산업으로 성장하려면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 지정이 필수적이다. 클러스터를 통해 발사체 부품들의 조립·제작과 시험평가·인증, 연구시설 및 기업지원 등을 집적화해야만 우주기업 제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 안전성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로우주센터를 중심으로 조성된 우주과학관과 청소년우주체험관 등을 확장해 우주과학 테마파크도 조성하고 나로우주센터 개방을 통해 우주관광 시대도 열어야 한다.

전남 고흥을 중심으로 우주발사체 클러스터와 우주과학 테마파크가 구축된다면, 머지않아 나로우주센터는 뉴 스페이스 시대를 이끄는 K-space 산업의 산실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윤용현 국민대 경영대학원 특임교수·전남 우주산업발전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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