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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정치는 왜 똑똑한 사람마저 망가뜨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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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정치는 왜 똑똑한 사람마저 망가뜨릴까

입력
2022.06.03 04:30
수정
2022.06.03 08:1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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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치평론가 에즈라 클라인이 쓴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정치의 양극화와 관련해 가장 자주 언급되는 인물이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정치의 양극화와 관련해 가장 자주 언급되는 인물이다. AP 연합뉴스

미국 정치학자 어브래머위츠와 웹스터의 분석에 따르면 1970년대 미국 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몫 사이의 상관관계는 0.54였으나 2010년대 후반엔 0.97까지 치솟았다. 민주당과 공화당에 표를 나눠주던 유권자들이 이젠 한 당에만 표를 몰아주고 있다는 뜻이다. 지지 정당이 아닌 반대 정당에 느끼는 부정적 감정도 지난 30~40년 사이 눈에 띄게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정치 양극화 속에서 정치인들과 정치 관련 단체나 매체들은 양극화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행동해 대중이 더 양극화하는 악순환이 거듭돼왔다. 아무런 이득이 없는데도 오로지 상대편이 지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정치적 선택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미국만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에즈라 클라인 지음·황성연 옮김·344쪽·1만8,800원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에즈라 클라인 지음·황성연 옮김·344쪽·1만8,800원

미국 온라인 매체 ‘복스(VOX)’ 의 창립자이자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정치평론가 에즈라 클라인은 정치인 개개인이 아니라 시스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유독한 시스템은 멀쩡한 사람마저 망가뜨린다고 말한다. 저자는 정치학자들의 연구를 인용하며 정치적 정체성, 자본주의와 지리, 변화하는 인구 구조 등 미국 정치의 양극화를 야기하는 요인들을 하나씩 짚는다. 양극화를 되돌릴 수 없다면 양극화를 자극하는 정치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해결책은 아니지만 각 개인이 양극화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한다. 우리 정치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책이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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