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따돌리고 4선 고지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1995년 민선 시장이 선출된 이래 첫 ‘4선 시장’ 타이틀을 거머쥔 것이다. 오 후보는 단번에 여권의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우뚝 서게 됐다.
선거 개표가 20.9% 진행된 2일 0시 30분 현재 오 후보는 56.0%를 득표해 송영길 후보(42.3%)를 13%포인트 이상 앞서며 당선을 예약했다. 그는 2006년 45세 나이로 서울시장에 당선된 뒤 재선까지 성공했지만 2011년 ‘무상급식’ 반대에 직을 걸었다가 허무하게 물러났다. 이후 10년 만인 지난해 보궐선거를 통해 정치적으로 재기했고, 이번 선거 승리로 네 번째 수도 서울의 살림살이를 돌보게 됐다.
서울시장은 지방선거 때마다 최대 승부처로 꼽혔지만, 올해만큼은 달랐다. 선거 초반부터 오 후보가 우세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는 송 후보를 두 자릿수 차이로 앞섰고, 투표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결과적으로 서울시민들은 현역 프리미엄과 높은 인지도, 무난한 시정(市政) 삼박자를 갖춘 오 후보를 일찌감치 낙점한 셈이 됐다. 여기에 새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허니문 효과’까지 더해지며 민심은 급격히 기울었다.
선거 압승으로 오 후보의 대선주자로서의 위상은 한층 더 높아졌다는 평가다. 그의 득표율은 56.0%로, 지난 3ㆍ9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서울 득표율(50.56%)보다 5%포인트 이상높았다. 여권 관계자는 “보수층 결집과 중도 확장이 가능한 오 후보의 강점이 또다시 입증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오 후보는 “(서울시장) 5선 도전도 생각하고 있다”며 대권 가능성에 선을 그었지만, 여권 내부에서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거의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심소득, 세운지구 개발 등 굵직한 ‘오세훈표’ 정책을 추진하며 차기 대선을 준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오 후보에게 완패한 송 후보는 정치생명에 치명상을 입었다. 그가 출마를 선언하자 당내에선 “서울에 연고도 없고,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인사가 나서는 게 맞느냐”는 반발이 나왔다. 그럼에도 송 후보는 친(親)이재명계와 당내 강성 지지층 지지를 등에 업고 출마를 강행해 ‘원칙 없는 패배’를 자초했다. 책임론이 거세게 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송 후보는 1일 밤 늦게 “서울의 비전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했지만 시민 마음을 얻기에 부족했던 것 같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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