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두면서 각 당 내 권력지형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책임론에 내몰리면서 차기 당권과 쇄신 주도권을 둘러싼 격랑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0.73%포인트’라는 역대 최소 격차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집권 초기 국정운영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野, 지도부·이재명 책임론... 당권 격돌 불가피
1일 지상파 방송3사(KBS·MBC·SBS) 출구조사 결과,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10곳, 더불어민주당은 4곳에서 각각 우세했다. 경기·대전·세종은 경합을 벌였다. 개표 중반(2일 오전 0시 30분 기준) 결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추세를 보였다.
민주당에선 선거를 이끌었던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비대위 체제는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는 2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지도부 총사퇴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을 수습하고 지도부 공백을 메우기 위해 8월 예정된 전당대회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당권을 두고 친문재인계,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 친이재명계 간 격돌이 예상된다. 특히 대선 패배 이후 당내 만류에도 조기 복귀한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에 대한 평가는 계파 갈등을 증폭시킬 촉매가 될 수 있다. 친문계와 86그룹은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당 전면에 나선 이재명계와 이 후보에게 '패배 책임론'을 제기할 수 있다. 반면 보궐선거 당선으로 국회 입성을 눈앞에 둔 이 후보는 차기 당권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계파 간 양보 없는 일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지방선거 이후로 미룬 '당 쇄신'도 또다른 갈등의 뇌관이다. 박지현 위원장은 선거 직전 86 용퇴를 포함한 내로남불·팬덤정치 극복을 주장했으나, 지도부 내 이견으로 선거 이후로 논의를 미뤘다. 박 위원장도 패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음에도 잇단 전국단위 선거 패배는 당내 쇄신 요구가 분출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은 여소야대 구도 하에 거대 야당으로서 협치보다 강경 투쟁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민주당이 선거 패배 원인을 언론과 검찰 등 외부에서 찾는다면 강경파들의 목소리는 오히려 강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尹 정부 국정운영 탄력... 이준석 거취도 관심
대선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탈환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야당 심판' 민심을 바탕으로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 국민의힘은 당장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과 법제사법위원장 배분 등을 두고 민주당의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서는 선거 국면에서 수면 아래에 있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과 이준석 대표의 힘겨루기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윤핵관들은 최근 국무조정실장 인선과 특별감찰관제 논란 과정에서 영향력을 재확인했다. 이들과 갈등관계였던 이 대표의 경우 지난 4월 당 윤리위에서 '성 상납 의혹'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지방선거 이후 징계 결과에 따라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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