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봉쇄에 반도체 수출·생산 제동
경기선행·동행지표도 2개월 연속 감소
지난달 우리 경제의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2월 이후 처음으로 동반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이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 상승에 대응한 주요국 금리 인상 기조까지 뒤따르고 있어 경기 둔화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반도체 주춤하자 제조업 생산↓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3월 대비 0.7% 감소한 116.4(2015년=100)를 기록했다. 전산업생산은 올해 1월(-0.3%)과 2월(-0.3%) 2개월 연속 감소한 뒤 3월(1.6%) 반등했지만 지난달 다시 꺾였다.
광공업 생산이 7개월 만에 감소세(-3.3%)로 돌아선 것이 전산업생산 감소로 이어졌다. 중국 봉쇄 조치로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면서, 국내 반도체 생산도 3.5% 줄었다. 반도체 출하량은 3월보다 3.6% 줄었고, 재고는 0.6% 늘었다.
소비, 투자도 위축됐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4월 거리두기 완화에도 소비가 줄어든 이유는 코로나19 확산기 급증했던 의약품 소비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설비투자도 3월과 비교해 7.5% 줄었다. 반도체 투자 수요는 있지만, 공급망 차질로 설비나 부품 조달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투자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경제에 부담을 준 대외 리스크와 고물가 등이 경제 지표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외 불안에 '경기 하강' 우려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도 2개월 연속 동시 하락하면서 경기 하강 국면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3포인트 내린 102.1을 기록했는데, 3월에 이은 2개월 연속 하락세다. 향후 경기 국면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0.3포인트 하락했는데,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연속 하락세다.
물론 △방역조치 해제 본격화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 △주요 기업의 대규모 투자 결정 등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인도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리스크와 그에 따르는 공급망 교란, 물가 불안 등의 불확실성이 경기 방향을 낙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기존 계약 물량으로 수출이 버티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이마저도 꺾일 수 있다"며 "고물가가 때문에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내수 반등 효과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대내외 리스크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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