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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도 "여성 이사 늘려라" 압박... 남성 편중, 주총서 불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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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도 "여성 이사 늘려라" 압박... 남성 편중, 주총서 불이익

입력
2022.05.31 15:50
수정
2022.05.3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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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확산으로 기업의 임원진에 성별 다양성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SG 경영 확산으로 기업의 임원진에 성별 다양성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성차별 문화가 여전히 공고한 일본에서도 기업 임원의 남성 편중을 해소하라는 시장의 압력이 커지고 있다.

6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여성 이사가 한 명도 없는 기업에 대해서는 이사회 구성 절차를 사실상 중단시키겠다고 하는 자산운용사들이 등장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에셋매니지먼트 원(One)은 TOPIX100 지수 구성 기업을 대상으로 여성 이사가 한 명도 없으면 대표이사 선임에 제동을 걸기로 했다. 미쓰이스미모토 트러스트 자산운용 역시 여성 이사 발탁에 비협조적인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 투자사가 시작한 '임원 성별 다양성 요구'... 일본에 이식

기업 이사회에 다양성을 요구하기 시작한 건 일본에 진출한 해외 투자회사다. 미국 글래스루이스는 모든 상장사에 대해 여성 이사가 한 명도 없으면 대표이사 선임에 반대할 것을 권고한다. 영국 리걸&제너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와 미국의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등에도 관련된 규정이 있다. 올해 들어 일본 운용사도 이런 경향에 동참했다.

투자자들의 요구는 점차 깐깐해질 전망이다. 에셋매니지먼트 원은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 확보 기준을 적용하는 기업을 프라임 상장사 전체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한다. 도쿄해상에셋매니지먼트는 2023년 1월부터, 닛세이에셋매니지먼트는 2023년 6월부터 여성 이사가 한 명도 없으면 대표이사 선임에 반대하기로 했다.

기업들 바뀌고 있지만... 내부 육성 못하고 외부 인사 영입

기업들도 뒤늦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스탠더드 상장기업 아필리츠는 올해 4월 주총에서 처음으로 여성 이사를 등용했다. MS&AD 인슈어런스그룹 홀딩스는 6월 주총에서 여성 이사를 한 명 늘려 열한 명 중 세 명이 여성 몫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일본 상장기업의 남성 편중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딜로이트토마쓰그룹과 미쓰이스미토모 신탁은행이 970개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21 회계연도에 여성 이사가 0명인 기업은 51%에 달했다.

니혼게이자이는 "1986년 남녀고용기회균등법 시행 이후 30년이 지났지만 이사 후보까지 오르는 기업 내부 출신 여성 인재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여성 노동자의 육아·가사 부담 승진 차별 등으로 인한 결과다. 이에 여성 변호사나 대학교수 등 외부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도 성별 편중 심각... 상장사 3분의 2 여성 이사 0명

일본의 변화 움직임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도 기업 내 여성 이사·임원 비율이 극히 낮은 국가로 꼽힌다. 지난해 여성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여성 임원이 있는 기업은 상장기업 2,246개사 중 36.3%인 815곳에 그쳤다. 올해 8월부터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 기업은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한 개정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것이 일본 같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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