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놀이터보다 깨끗한 수준으로 정화"
부평 미군기지 1만여㎥ 정화에 3년 소요
"용산 미군기지 완전 정화도 가능"
현대건설이 국내 최초로 대규모 다이옥신에 오염된 토양을 완전 정화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 용산 미군기지터 반환과 공원화 작업을 앞두고 현대건설의 성과가 향후 어떻게 활용될지 주목된다.
현대건설은 최근 인천 부평의 미군 반환기지 '캠프마켓' 1만1,031㎥에 대한 오염토양 정화사업을 2년 11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30일 밝혔다.
현대건설은 총 11만㎡(약 3만3,300평)의 캠프마켓 부지 중 오염 부지 1만1,031㎥를 정화했다. 다이옥신 오염토양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이고, 세계적으로도 이만한 사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기술 난이도가 상당했다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폐기물, 석탄 등을 태울 때 발생하는 다이옥신은 1급 발암물질로 꼽힌다. 자연 상태에선 쉽게 사라지지 않아 오염된 토양은 반드시 정화 작업을 거쳐야 한다. 특히 이번 정화사업은 주거지 밀집지역에서 진행돼 다이옥신 공기 노출을 막기 위해 첨단 기술이 총동원됐다.
"높이 6m짜리 토산 만든 뒤 가열"
정화 작업은 크게 3단계로 진행됐다. 우선 오염된 부분을 모두 파내 쌓았는데, 그 결과 길이 80m, 높이 6m의 토산이 만들어졌다.
다음으로 토양 내 다이옥신만 걸러내기 위해 '열봉 방식 열처리 공법'이 동원됐다. 흙더미에 가열봉을 꽂고 토양 온도를 330도 수준으로 높이면 다이옥신이 증기 형태로 배출되는 방식이다. 길이 15m의 가열봉이 토산 곳곳에 20여 개 꽂혔다.
증기가 된 다이옥신이 대기 중으로 날아가면 안 되기 때문에 흙더미를 거대한 특수막으로 밀폐한다. 이후 추출된 증기는 연결관을 통해 옮겨지고, 1,000도 이상 고열로 '열산화 공정'을 거친다. 이를 통해 다이옥신이 완전 산화돼 해로운 성분이 사라진 가스로 바뀐 것이다. 오염토양를 파내 산처럼 쌓고 가열봉을 꽂는 사전 작업에만 1년 2개월이 걸렸다.
"용산 미군기지도 완전 정화 가능"
이런 3단계 과정을 거쳐 애초 최대오염농도가 1만피코그램(1조분의 1g)에 달했던 캠프마켓 부지는 목표했던 '100피코그램 이하'보다 훨씬 낮은 2.18피코그램까지 오염도가 낮아졌다. 이는 유럽의 어린이놀이터 인허가 기준(100피코그램 이하)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번 작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토양 정화 기술을 입증한 현대건설은 향후 용산 미군기지뿐 아니라 해외 토양 정화 사업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대규모 오염 부지도 완전 정화가 가능하다는 게 기술적으로 입증됐다"며 "용산 부지도 얼마든지 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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