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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여기가 칸이라니… 아직 실감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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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여기가 칸이라니…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입력
2022.05.28 12:56
수정
2022.05.2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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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로 칸영화제 경쟁 부문 찾아

배우 이지은이 27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나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칸=뉴스1

배우 이지은이 27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나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칸=뉴스1

가수로 데뷔한지 14년이 됐다. 나라 밖으로까지 이름을 널리 알렸다. 국내에서 누구 못지 않게 유명하고 여러 경험을 했을 텐데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고 했다. “여기가 칸이라는 생각이 안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첫 상업영화인데, 다른 배우 선배과 스태프 등이 한국 영화계에서 대단한 분들이라 함께 한 것 만으로도 영광이었고 즐겁기도 했다”고 밝혔다. 27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한 호텔에서 만난 배우 이지은(가수 아이유)은 차분하게 말했으나 기쁨과 설렘을 감추지 못 했다. 그가 출연한 영화 ‘브로커’는 제75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이지은은 ‘브로커’에서 미혼모 소영을 연기했다. 아기를 어느 교회 베이비박스 앞에 두고 떠나야 했던 인물이다. 소영의 아기는 불법 입양으로 돈을 벌려는 상현(송강호)과 동수(강동원)에게 빼돌려지고, 소영은 아기를 되찾으려다 상현 일행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는 아기의 새 부모를 찾아주려는 세 사람의 여정을 담아내며 가족의 의미와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려 한다.

이지은은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 동행하면서 유대감을 가지고 공생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라며 “윤리적으로 옳지 못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미워하다 공감하는 과정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찍으면서 제가 경험해 보지 않고 깊이 고민하지 못 했던 영역을 생각하게 됐다”며 “내가 너무 내 삶만 살았구나 반성을 했다”고 했다. “사회적 선입견을 이겨내는 미혼모를 보며 정말 용기 있다고 봤다”며 “여러 가족 형태가 자연스러워졌으면 하는 생각을 감히 해봤다”고 덧붙였다.

현존하는 최고의 일본 감독으로 꼽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브로커’의 메가폰을 잡았다. 고레에다 감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만 있어야 할 때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를 보고 아이유 팬”이 됐다. “일본에서 발매된 아이유 공연 DVD까지 챙겨 보게 됐고” 이후 ‘브로커’ 출연 제안을 하게 됐다. 이지은은 “감독님 영화 ‘원더풀 라이프’(1998) 등을 보며 제가 좋아하는 결이라 생각했고, 예전 한 식당에서 마주치고선 참 신기하다 여긴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식당에선 못 알아봐주던 분이 제 DVD를 가지고 있고 출연 제안을 해주니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칸에서 아침에 마주치면 눈인사를 해주시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지은에 대해 “정답처럼 연기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이지은은 “감독님이 칭찬에 후하시다”며 “촬영하며 헤매는 순간이 많았고 응원 차원에서 그리 말씀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브로커’는 26일 오후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첫 공식 상영회를 열었다. 영화 상영 전 극장 주변에는 “아이유”를 외치는 팬들이 적지 않았다. 관객들은 영화 상영이 끝난 후엔 환호와 함께 10분 넘게 기립박수를 쳤다. 일부 언론에선 스크린을 통해 비친 이지은의 얼굴에 눈물이 비쳤다고 보도했다. 이지은은 “감동을 받고 가슴이 벅차 오른 것은 맞다”면서도 “눈물은 나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지은은 영화 '브로커'에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미혼모 소영을 연기했다. CJ ENM 제공

이지은은 영화 '브로커'에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미혼모 소영을 연기했다. CJ ENM 제공

이지은은 ‘브로커’ 출연 제안을 받을 무렵 “엄마 역할을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나이가 서른이 다 됐으니 자연스럽게 엄마 역할을 맡고 싶었다”고 했다. “출산이라는 신체적 고통을 감내한 삶을 그리고 싶었다”는 것이다. 평소 좋아하던 고레에다 감독에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역할까지 맡았으니 ‘브로커’ 출연은 행운이 겹친 셈이다. 이지은은 “위축이 되기도 했지만 행운이라고 생각하며 촬영을 했다”며 “‘내가 이 영화에 끼다’니란 생각에 폐가 되진 말아야겠다 생각했고 칸에 와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지은은 KBS드라마 ‘드림하이’(2011)로 배우 데뷔를 한지도 11년이 됐다. KBS드라마 ‘최고다 이순신’(2011)과 ‘프로듀사’(2013) 등 출연작 대부분이 히트했다. 하지만 이지은은 “제가 배우라 하면 아직은 어색해 하시는 분이 있으나 그걸 받아주시는 분이 느는 것 같아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연기하는 제 모습도 점점 더 자연스레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칸=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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