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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리 감독 “배두나 없었으면 칸에 올 수 있었을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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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리 감독 “배두나 없었으면 칸에 올 수 있었을까 생각해”

입력
2022.05.26 16:49
수정
2022.06.02 15: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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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소희'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찾아

정주리 감독은 영화 "'다음 소희' 촬영을 준비하며 기자들의 역할을 알게 됐다"며 "사실을 알리려 노력하는 그들을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칸=뉴스1

정주리 감독은 영화 "'다음 소희' 촬영을 준비하며 기자들의 역할을 알게 됐다"며 "사실을 알리려 노력하는 그들을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칸=뉴스1

데뷔작이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았다. 두 번째 영화는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이다. 웬만한 거장 못지않게 화려한 초기 이력이다. 2014년 ‘도희야’에 이어 ‘다음 소희’로 올해 제75회 칸영화제를 찾은 정주리 감독은 한국 영화계에서 드문 기록을 세웠다. 25일 오후(현지시간) 영화진흥위원회 칸영화제 부스에서 만난 정 감독은 “지난해 초부터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등 촉박하게 제작을 해서 올해 이곳에 오리라는 생각을 못 했다”고 말했다.

‘다음 소희’는 졸업을 앞둔 여고생 소희(김시은)가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그리고 있다. 2016년 발생했던 실화를 밑그림으로 삼았다. 정 감독은 “당시 뉴스를 접하고선 꼭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인공은 소희이나 영화 후반부는 경찰 유진(배두나)이 이끌고 간다. 소희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을 수사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둠을 되짚는다.

정 감독은 김시은보다 배두나를 먼저 캐스팅했다. 정 감독은 “‘다음 소희’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 같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건네니 바로 같이하자 이야기했고, 제가 만들고 싶은 영화에 대해 온전하게 이해하시는구나 여겨졌다”고 돌아봤다. “주인공이 죽고 독보적인 기운으로 관객과 만날 수 있는 인물은 배두나밖에 없었어요. 누구보다 이 영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내내 가장 큰 힘이 됐습니다.” 정 감독은 “배두나가 없었으면 과연 이 자리에 제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 '다음 소희'는 콜센터 현장 실습생으로 일하던 소희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

영화 '다음 소희'는 콜센터 현장 실습생으로 일하던 소희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제공

배두나는 칸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에도 출연했으나 칸을 찾지 못했다. 미국에서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어서다. 정 감독은 “칸에 오기 전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칸에 같이 못 와서 너무 한이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 감독은 소희를 연기할 배우가 “잘 알려지지 않은 새 얼굴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새 얼굴을 찾으려면 캐스팅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예감했다. 한 스태프가 배우 김시은을 추천했다. “만나서 이야기하며 ‘시나리오는 어떻게 봤냐’고 물으니 ‘이 영화가 꼭 만들어져 소희가 꼭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 감독은 “비범한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른 배우 하나도 안 만나고 캐스팅을 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주인공 이름 소희는 권여선 작가의 단편소설 ‘손톱’에서 왔다. “어떤 이름으로 할까 고민할 때 읽던 소설”이었다. “소설 속 인물에서 영감을 받은 부분이 있어 경의를 표하는 의미로 소희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정 감독은 말했다.

‘도희야’에 이어 여자들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묘사했다. 정 감독은 “앞으로도 여자들의 사연을 영화에 담아낼 생각”이라고 했다. 특별히 여자들의 삶에만 마음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영화 1편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쪽”이라며 “영화를 많이 못 만들 것이라면 제가 관심이 있고 잘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칸=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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