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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냐, 인생 스토리냐"... 12쪽 선거공보물이 말하는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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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냐, 인생 스토리냐"... 12쪽 선거공보물이 말하는 내용은

입력
2022.05.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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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24일부터 대선후보 공보물 배포
김은혜 '일자리', 김동연 '부동산' 선순위
이재명 '윤석열 견제', 안철수 '힘 있는 여당'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집배원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 안내문 및 선거공보물을 우편함에 넣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집배원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 안내문 및 선거공보물을 우편함에 넣고 있다. 연합뉴스

12페이지 분량의 자기소개서.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홈페이지와 우편물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한 선거공보물 얘기다. 후보들이 저마다의 정책과 인생사를 압축해 "왜 내가 당선돼야 하는지"를 설명한 자료인 만큼, 각 후보가 내세운 가치와 선거전략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선거에 등판한 여야 대표선수들의 공보물에서도 후보별 특징이 뚜렷하게 대비됐다.

오세훈 "준비된 시장", 송영길 "나도 행정 경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12페이지 중 9페이지를 정책 소개에 할애하며 '준비된 시장'임을 부각했다. 특히 저소득층 온라인 학습지원 프로그램인 '서울런'을 비롯해 지난 1년 동안 추진했던 공약을 전면에 배치했다. 공약 이행률을 성과로 내세우며 서울시장 '현역 프리미엄'을 띄우겠다는 의도다.

공보물 후반부엔 서울시 25개 자치구별로 동 단위 발전 공약을 7가지씩 나열했다. 대신 '가난했던 어린 시절' 등 통상 등장했던 개인사는 아예 뺐다. '인간 오세훈'에 대한 스토리에 호소하기보다는 정책 소개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역시 인천시장을 지냈던 '행정 경험'으로 맞대응했다. 송 후보는 "부도 직전의 인천광역시를 구했다"며 재정건전성 회복, 뉴욕주립대 등 5개 대학과 녹색기후기금(GCF) 유치 등 인천시장 재임 시 성과를 내세워 유권자들에게 어필했다.

오 시장과 달리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과 '인간 송영길'에 대한 소개를 부각했다. 송 후보는 '평생 집을 소유하지 말자'고 한 배우자와의 약속, 인권변호사가 된 이유 등을 공보물 앞부분에 담았다. 표지와 후보자 필수 정보공개자료를 제외하면 아예 첫 장부터 당대표로서 이끌었던 대통령선거 패배에 대해 "스스로 질책했다"라고 밝혔다.

송 후보가 1번 공약으로 '41만 호 주택공급 프로젝트' 등 부동산 정책을 꼽은 것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과 선을 그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4일 공개한 오세훈(왼쪽부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선거 공보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4일 공개한 오세훈(왼쪽부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선거 공보물.


공보물 '닮은꼴' 김은혜·김동연, 모두 정책 1순위는 '교통 발전'

초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경기지사 선거의 경우 여야 후보들의 공보물은 서로 '닮은꼴'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공보물을 통해 각각 방송기자, 행정가 출신이라는 점을 앞세웠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어린 시절을 언급하며 각각 '꿈'과 '희망'을 내세운 점도 판박이다.

공보물 후반부엔 각 지역별 맞춤형 세부 공약을 담아 정책 대결을 폈다. 김은혜 후보가 평택 미군기지 주변 구도심 재개발 추진 등 240여 개의 공약을, 김동연 후보가 성남 서울공항 이전 등 100여 개의 공약을 공보물에 소개했다.

두 후보 모두 경기도 현안인 '교통 문제'를 정책 1순위로 꼽으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확충을 약속했으나 2순위 정책은 엇갈렸다. 김은혜 후보는 여당 후보로서 윤석열 정부의 투자 확대를 염두에 두고 '지역 일자리 창출'을 내세웠다. 김동연 후보는 '반값 주택' 등 부동산 문제 해결을 2순위로 꼽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4일 공개한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공보물과 안철수 국민의힘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 공보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4일 공개한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공보물과 안철수 국민의힘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 공보물.


이재명 "윤석열 정부 견제" 안철수 "힘 있는 여당 후보"

지방선거와 동시에 열리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대선주자급 후보들은 공보물 내용에서 대비를 이뤘다. 인천 계양을에 출사표를 던진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대한민국이 검찰공화국이 아닌 민주공화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윤석열 정부 견제'에 방점을 찍었다. 또 "제1야당, 민주당을 바꾸겠다"며 야권을 대표하는 정치인임을 부각하는 데 4페이지를 할애했다.

경기 성남 분당갑에 출마한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손을 맞잡은 사진을 공보물 전반부에 앞세웠다. 안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와 함께 분당-판교를 세계의 실리콘밸리로 도약시키겠다"고 적었다. 지역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힘 있는 여당 후보'임을 강조한 셈이다.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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