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순매수 10위 종목 중 4개 '레버리지'
기초지수 따라 3배 출렁… 올해 수익률은 '-67%'
"기술주 물 빠지는 상태… 투자에 더욱 신중해야"
미국 주식이 연초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은 최대 3배에 달하는 레버리지 상품을 활용해 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루나 사태'에도 불구, 코인 시장에서도 변동성을 노려 일확천금을 얻으려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서학개미 순매수 10위 종목엔 레버리지를 활용한 종목이 4개나 포진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레버리지 종목은 1개에 불과했다. 레버리지 종목은 기초자산의 변동에 따라 몇 배의 손익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된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순매수 2위를 차지한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ETF’(TQQQ)는 나스닥100지수의 일간 변동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나스닥100지수가 1% 오르면 3%의 이익을 얻고 지수가 1% 하락하면 3%의 손실을 보는 구조다. 2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 QQQ 상품도 9위에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주요 기술주 변동률을 3배로 추종하는 SOXL과 FNGU도 각각 5위·7위에 포진했다.
서학개미들이 레버리지 상품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려가면서 이달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2조 원 (15억3,000만 달러)에 달한다. 1년 전(3,000억 원)과 비교하면 6배가 넘는 규모다. 이달 총순매수 금액에서 상위 10위권 레버리지 종목의 순매수 규모는 33%나 차지했다.
문제는 수익률이다. 서학개미들은 최근 미국 주식이 급락하자 이를 저점으로 판단하고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레버리지 상품을 적극 사들이고 있지만, 향후 미국 주식이 더 떨어질 경우 손실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연초 급락 후 3월 반등했던 나스닥은 지난달부터 더 큰 폭으로 추가 하락했다. 이에 따라 TQQQ는 이달 들어서만 26.3% 떨어졌고, 올해 하락률은 무려 67.6%에 달한다. SOXL과 FNGU 역시 이달 들어 각각 14%·36% 급락했다.
'루나·테라’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가상화폐 시장도 마찬가지다. 국내 1위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는 사실상 ‘휴지조각’ 된 루나에 투기성 투자가 이어지면서 지난 13일 일평균 거래량이 전월 대비 141만 배 폭증하기도 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루나의 최근 일주일 일평균 거래량은 1조 원(8억 달러)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나스닥이 고점 대비 75%까지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추가 하락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는 미국 주식시장에 가득찬 물이 빠지고 있는 시점이고, 종료 시점은 알 수 없는 상태”라며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레버리지 상품 투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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