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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 환자, 경증일 때 심혈관 질환 치료하면 정상인과 예후 비슷

입력
2022.05.24 21:02
수정
2022.05.2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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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만성콩팥병(신부전)은 콩팥 손상으로 인한 콩팥 기능이 3개월 이상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콩팥 기능은 정상(1기), 약간 감소(2기), 다소 감소(3기), 많이 감소(4기), 투석 임박(5기·말기 신부전) 등 환자 상태에 따라 5단계로 구분한다.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심혈관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하지만 만성콩팥병이 어느 단계일 때부터 심혈관 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정확히 밝혀진 바 없었다.

박덕우·박승정·김태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은 관상동맥 질환 치료를 받은 1만354명의 만성콩팥병 환자를 정도에 따라 분류하고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경증 콩팥병은 정상인과 유사한 발생률을 보인 반면 중등도 신부전은 정상인과 8.2% 차이를 보이며 심혈관 사건 발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연구 결과는 심장 분야 국제 권위지인 미국심장학회지(JACC·피인용지수=24.09) 최신 호에 실렸다.

심장과 콩팥은 형제 같은 장기로 알려져 있다. 특히 관상동맥 질환 치료를 위한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스텐트 삽입술·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PCI)이나 막힌 관상동맥 대신 옆길을 새로 만들어주는 관상동맥 우회술(Coronary Artery Bypass Grafting·CABG)’의 예후(豫後)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위험 인자로 꼽힌다.

연구팀은 서울아산병원에서 2003~2018년 다혈관 심혈관 질환으로 PCI 시술을 받은 6,466명과 CABG 수술을 받은 3,88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콩팥이 1분 동안 걸러낼 수 있는 혈액량을 나타내는 콩팥 기능 지표인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에 따라 정상(eGFR 90mL/분/1.73㎡ 이상), 경증(60~89mL/분/1.73㎡), 중등도(30~59mL/분/1.73㎡)로 분류했다.

추정 사구체 여과율(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eGFR)은 혈장의 크레아티닌 수치를 이용해 콩팥 기능을 계산한 것으로, 실제 콩팥 기능을 반영할 수 있도록 나이·성별 요인을 추가로 보정해 콩팥 기능을 추정한 방법이다.

그리고 연령과 당뇨병, 고혈압 등 기저 질환 빈도, 관상동맥 질환 중증도에 따른 위험도를 보정한 후 정상군과 경증 신부전군, 정상군과 중등도 신부전군으로 나눠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중 한 가지 이상 심혈관 사건이 발생할 확률을 분석했다.

정상군과 경증 신부전군을 비교한 결과, 정상군은 18.0%, 경증 신부전군은 19.6%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정상군과 중등도 신부전군을 비교한 결과에서는 각각 25.4%와 33.6%로 나타나 8.2%의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콩팥 기능 저하 정도가 최소한 중등도 이상일 때부터 PCI 시술과 CABG 수술 예후로 나타날 수 있는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 사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연구팀은 만성콩팥병(신부전) 정도에 따른 PCI 시술과 CABG 수술의 치료 성적을 비교했다. 그 결과, 정상과 경증, 중등도 신부전 모두에서 PCI 시술과 CABG 수술 간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중증 및 말기 신부전의 경우 CABG 수술이 PCI 시술보다 장기 치료 성적이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으며, 경증 및 중등도 신부전에 관한 결과는 이번 연구로 더 자세히 밝혀졌다.

박덕우 교수는 “그동안 심혈관 질환 연구는 주로 중증 이상 신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기존에 배제됐던 경증과 중등도 수준의 경계성 콩팥 기능 저하자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시점이 중등도 이상 신부전임을 감안할 때 심혈관 질환 치료 시 콩팥 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해 경증 혹은 정상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덕우·박승정·김태오(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서울아산병원 제공

박덕우·박승정·김태오(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서울아산병원 제공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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