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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베테랑 경찰의 격정 “검찰이 부패수사 역량 낫다? 어불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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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베테랑 경찰의 격정 “검찰이 부패수사 역량 낫다? 어불성설”

입력
2022.05.25 04:3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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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근 경기북부청 반부패수사대 3팀장
18년간 정치인 등 공직 수사 50건 해결
경찰청 첫 공직비리 전문수사관 인증도
"경제범죄도 檢 못지않게 성과 내고 있어"

2018년 경찰청이 첫 인증한 공직비리사범 전문수사관인 최병근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3팀장. 그는 9월 시행될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이 부패범죄 수사 부실로 이어질 거란 우려에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2018년 경찰청이 첫 인증한 공직비리사범 전문수사관인 최병근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3팀장. 그는 9월 시행될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이 부패범죄 수사 부실로 이어질 거란 우려에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검찰이 경찰보다 반부패 수사 역량이 우위에 있다고 얘기하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경찰 내 손꼽히는 반부패 전문 수사관인 최병근(45)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3팀장(경감)은 9월 시행될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이 부패범죄 수사 부실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 대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23일 경기북부경찰청에서 만난 최 팀장은 '검수완박' 시행으로 경찰 수사 역량이 시험대에 오른 데 대해 “수사 전문가는 검찰이 아니라 경찰이니 걱정 안 해도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 팀장은 검찰이 직접수사 권한을 가진 6대 범죄 중 공직자와 선거 범죄 등의 수사권을 넘겨받는 것에 대해 “더욱 완성도 높은 수사를 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검수완박 논란이 불거지면서, 베테랑 수사 경찰로 주목받고 있다. 2001년 7월 경찰에 입문한 뒤 압도적인 성과로 검찰이 제기하는 경찰의 수사 역량 우려를 말끔히 떨쳐냈기 때문이다.

그는 2018년 경찰청이 첫 인증한 공직비리사범 전문수사관에 오를 만큼 경찰 안팎에서 수사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2010년 5월 업무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골프장 건설업자로부터 1억 원대 금품을 받은 포천시의장, 2015년 1월 강체추행과 무고 범죄를 저지른 현직 시장 등 그가 비리 실체를 캐내 유죄 확정을 받은 정치인만 10명이다. 공무원과 공기업으로 범위를 넓히면 그가 법의 심판대에 세운 부패범죄사건은 50건에 달한다.

최병근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3팀장이 23일 수사 중인 사건 기록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북부청 제공

최병근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3팀장이 23일 수사 중인 사건 기록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북부청 제공

최 팀장은 뇌물죄와 알선수재 등 복잡한 권력형 비리사건도 과학수사를 바탕으로 끈질기게 실체를 밝혀냈다. 경기 북부지역 공직사회에서 그를 ‘저승사자’로 부르는 이유다. 2014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포천 빌라 고무통 살인 피의자를 붙잡은 것도 최 팀장이었다.

그는 경찰 수사 역량을 폄하하고 깎아내려리는 검찰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검찰의 6대 범죄 수사권을 경찰이 가져가면 공직자 처벌이 어려워 국민 피해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 대해 “무슨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팀장은 “6대 범죄 수사를 포함해 국가 수사 총량의 99%를 이미 경찰이 문제없이 처리해왔고, 국제적으로도 우리나라는 치안강국으로 평가받는다”고 강조했다.

최 팀장은 경찰이 송치한 수사 총량의 99%를 검사가 재차 들여다본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도 "경찰이 죄가 된다고 판단해 넘기면, 검찰이 공소제기를 위해 기록을 검토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검찰이 경찰 수사에 조언을 아까지 않는다면 더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른바 '검수완박법' 시행 뒤에도 검찰은 여전히 기소권과 영장청구권 등의 견제장치가 있기 때문에 경찰의 부실수사 가능성은 사실상 0%”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금융증권 등 경제범죄에 대한 경찰 수사 역량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기우”라고 반박했다. 최 팀장은 “경찰도 대규모 경제범죄 수사 시엔 범죄수익추적팀과 회계전문가 특채 등을 통해 합동수사단을 가동하고 있으며, 실제로 검찰 못지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팀장은 경찰 권한이 지나치게 커져 또 다른 폐해를 낳을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경찰은 검찰에 비해 조직이 훨씬 크고 열려 있기 때문에 감시망이 촘촘하게 설계돼 있다"며 "외압이나 청탁으로 사건을 뭉개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수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경찰과 검찰의 협력 수사가 중요하다는 점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는 “두 기관이 머리를 맞대야 수사 성과도 좋아진다”며 “대립하지 않고 협력해야 국민들에게 더 나은 치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경기북부경찰청. 경찰 제공

경기북부경찰청. 경찰 제공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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