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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견제하고, 대만 편중 해소"...한미 반도체 동맹은 '꽃놀이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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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견제하고, 대만 편중 해소"...한미 반도체 동맹은 '꽃놀이패'

입력
2022.05.23 04: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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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한국과 협력해 반도체 공급망 회복"
퀄컴 CEO와 동행...삼성전자에 공급 '선물'
TSMC 편중 완화 위해 삼성전자에 힘 실을 듯
"미 추가 투자 및 반도체 기업 M&A 검토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생산시설을 시찰하던 중 양손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평택=서재훈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생산시설을 시찰하던 중 양손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평택=서재훈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번 방한으로 한미 양국 간 '반도체 동맹'은 한층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당장, 글로벌 반도체 가치사슬에서 중국 이외의 동맹국을 중심으로 한 재편 작업에 착수한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반도체 생산에 특화된 한국과 협력은 필수다. 반도체 설계에 강점을 가진 미국이 한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에 나설 경우,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세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대만이 중국과 지정학적 갈등에 노출될 경우에 대비, 한국의 역할을 의도적으로 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0일부터 2박 3일간 진행한 이번 방한 일정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부터 시작한 배경도 이런 분석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한의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 한미 경제 안보의 핵심도 반도체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평택캠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제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로 인해서 전 세계는 물가 상승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가까운 파트너들, 즉 한국과 같은 국가들과 협력해서 필요로 하는 더 많은 것들을 동맹국들로부터 수급받고, 공급망 회복력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의존 위험...삼성 등 한국 비중 높일 것"

전문가들 사이에선 바이든 정부의 이런 기조는 삼성전자에 상당한 수혜로 돌아갈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미국은 과거부터 어느 한 나라에 의존하는 것을 두려워했다"며 "대만이 중국에 공격을 받게 될 경우 전 세계 경제가 멈출 수 있다고 우려하는 만큼 결국 이를 안정화하기 위해선 삼성전자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점유율(매출 기준)에선 대만 TSMC가 52.1%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18.3%로 2위에 머물렀다.

업계에선 퀄컴의 크리스티아누 아몬 최고경영자(CEO)가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평택 공장 방문에 동행한 부분도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 기업인 퀄컴은 이미 삼성전자의 주요 파운드리 고객 중 하나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 방문에서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TSMC보다 먼저 상용화를 앞둔 것으로 알려진 3나노미터(㎚, 10억 분의 1미터) 반도체를 소개한 것과 맞물려 퀄컴이 차기 3나노 AP 양산을 삼성전자에 맡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중간선거 앞둔 바이든..."현지 공장 짓는 삼성에 추가 선물 줄 수도"

이와 상응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시계도 빨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11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0조 원)를 투자해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가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더 많은 기업의 미국 현지 투자를 이끌어내야 할 상황이다. 최근 미 정부가 법인세 감면 등 삼성전자에 추가 혜택을 지급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김 교수는 "미국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는 만큼, 삼성전자가 추가 투자와 함께 원천 기술을 가진 미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경제 안보법상 허가가 예상보다 손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미 동맹 강화에 中 발끈..."정부가 피해 없도록 나서야"

한편 한미 경제 안보가 강화되는 것에 따라 중국의 견제가 예상되고 있어 정부 차원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은 삼성전자의 최대 매출처 중 하나이자, 중국 시안과 우시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 겸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결국 반도체 공급이 정상화돼야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살아날 수 있다"며 "정부가 나서서 중국과 어떤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나갈 수 있는지를 적극 설명해 기업들이 문제없이 경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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