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압구정 뒷골목 헤매던 두 청년이 칸에 올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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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압구정 뒷골목 헤매던 두 청년이 칸에 올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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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1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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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감독 '헌트'로 칸영화제 찾아

배우 정우성이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이후 14년 만에 칸영화제를 찾아 21일 오전 영화제 건물 테라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칸=뉴스1

“1999년 압구정동 뒷골목을 헤매던 청년 도철(정우성)과 홍기(이정재)가 칸영화제까지 올 줄이야…”

21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만난 배우 정우성은 자신의 심정을 영화 ‘태양은 없다’(1999)에 빗댔다.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랜 지우이자 동업자인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 ‘헌트’로 제75회 칸영화제를 찾게 돼서다. ‘헌트’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19일 밤 공식 상영회를 가졌다. 7분 가량의 기립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헌트’는 198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국가안전기획부 두 간부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둘은 대통령 암살 시도를 막고 거물 간첩을 찾는 과정에서 서로를 견제하고 의심하고 대립한다. 정우성이 연기한 김정도는 군인 출신 안기부 간부로 굳은 신념으로 비밀스러운 임무를 수행하는 인물이다. 위험천만한 폭발 장면 등에서 정우성의 열연이 돋보인다.

정우성은 '헌트'에서 안기부 국내 팀장 김정도를 연기했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헌트’는 이정재와 정우성이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함께 한 영화다. 제작이 공식화 됐을 때만 해도 정우성의 이름은 없었다. 정우성은 “시나리오 판권을 확보했을 때부터 제작 과정을 유심히 지켜봤다”며 “작업이 정교화 될 때까지 출연 여부를 신중하게 생각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1999년부터 작품을 같이 만들어보자고 했어요. 여러 시도를 해봤으나 이게 만만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섣불리 제가 출연한다고 말할 수 없었어요.” 촬영장에선 서로 말을 아꼈다고 한다. “눈길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뭘 하고 싶은지 서로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영상] 칸 영화제 뜨겁게 달군 '헌트' 이정재·정우성...7분 기립박수 현장

정우성은 연출에 대한 욕심이 없었던 이정재와 달리 오래 전부터 감독 꿈을 키워왔다. 뮤직비디오와 단편영화 연출을 거쳐 올해 개봉 예정인 ‘보호자’로 감독 데뷔식을 치른다. 감독 정우성은 배우 이정재를 캐스팅하고 싶으냐고 묻자 그는 신중했다. “처음부터 같이 하자고 하면서 (시나리오나 장르 등) 조건을 만들어가면 더 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정우성은 “어떤 작품이 구체화 되고 거기에 정재씨가 맞다고 판단하면 출연을 논의해야 된다”고 말했다.

정우성은 ‘헌트’로 “정우성을 가장 멋지게 찍고 싶었했다”는 이정재의 말을 전하자 환하게 웃었다. “김성수 감독 보다 더 멋지게 찍는 게 목표였다”는 전언에 대해선 “감독끼리 경쟁하면 제게 좋은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성수 감독은 '비트'(1997)와 '태양은 없다'로 정우성은 당대 최고 청춘스타로 만든 인물이다.

정우성과 이정재가 21일 오전 칸영화제 현장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칸=뉴스1

정우성의 칸영화제 방문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이후 14년 만이다. 정우성은 “당시엔 이렇게 멋진 영화제가 세상에 있구나 하는 마음이었다”면서도 “우리가 주인공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엔 칸을 위해 ‘헌트’가 존재하는 게 아닌, ‘헌트’를 위해 칸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지우 이정재의 성과는 정우성에게 좋은 자극제다. 정우성은 “정재씨가 첫 영화부터 멋진 성과를 이뤘다”면서 “저에게는 분발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우성과 이정재는 매니지먼트 회사 아티스트컴퍼니를 2016년 공동 설립한 이후 함께 운영해 오고 있다. ‘헌트’는 아티스트컴퍼니 자회사 아티스트 스튜디오가 공동제작했다. 둘은 오랜 시간 막역한 사이로 지내 ‘청담부부’(두 사람이 청담동에 거주해서 붙은 별명)로 불린다. “앞으로도 계속 사이 좋게 지내라는 의미의 호칭이라고 봐요. 친구가 된지 23년이 됐지만 저희는 지금도 서로 존댓말을 하면서 지내요. 어색함이나 불편함은 없어요.”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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