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제작진 측 입장문에 반박
"메이킹 필름 공개, 촬영 방식 밝히고
동원된 고양이도 수의학 소견 받아야"
방심위에 문제 장면 신고, 심의 요청도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장미맨션'이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 살아있는 고양이를 동원해 길고양이 살해 장면을 촬영했고, 학대 장면이 지나치게 자세히 묘사됐기 때문이다.
19일 동물권행동 '카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작진 입장문에 대한 반박글을 올렸다. 앞서 카라는 전날 제작진 측에 ①살아있는 고양이가 동원됐는지 ②살아있는 고양이었다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③상해 사고 대비를 위해 수의사를 배치했는지 ④촬영에 동원된 동물들 모두의 현재 상태 및 ⑤'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사전에 마련했는지 여부를 공개 질의했다.
티빙은 전날 늦은 오후 입장문을 내고, ①"컴퓨터그래픽(CG) 등 기술적 한계로 인해 인도주의적 방식으로 훈련된 고양이를 동물 촬영 업체를 통해 섭외했고 ②촬영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출 및 앵글 구도를 변경했고 동물보호 차원의 이탈 방지를 위해 구조물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또 "③동물 전문가 입회하에 진행했고 ④촬영에 동원된 고양이는 사후 관리 후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며 고양이 사진 2장을 게재했다. 티빙은 ⑤"향후 정부의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 수립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문제가 될 수 있는 장면은 동물 없이 촬영 가능하도록 조정했다고 알렸다. 해당 장면이 포함된 드라마 4화의 서비스도 즉시 중단했다.
카라 "메이킹 영상 공개하고, 고양이 수의학적인 상태 밝히라"
카라는 그러나 해명이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카라는 이날 "메이킹 영상 공개를 통해 촬영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정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촬영에 동원된 고양이에 대해서도 ④"사진 촬영 일시, 해당 고양이의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한 수의학적 소견도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제작진의 입장문을 항목별로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카라는 먼저 2020년 자체 발간한 가이드라인을 인용하며 "모든 영상물에는 실제 동물이 아닌 CG 혹은 제작 소품이 촬영될 것을 최우선으로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동물학대 장면도 "정당화하거나 선정적 또는 사소한 시선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①"(장미맨션의 경우) 연출로 시청자에게 충분히 내용 전달이 가능한 부분임에도 살아있는 동물을 촬영에 동원해 자극적인 장면에 이용했다"며 "생명 윤리 의식이나 동물의 안전을 고려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②빗속에서 살해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고양이가 물에 젖었던 것, 낯선 사람에 목덜미가 잡혀서 공중에서 발을 허우적댄 것도 고양이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고양이는 물에 젖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경계심이 강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카라는 '인도주의적인 방식으로 훈련된 고양이였다', '가학행위는 없었다'는 제작진 입장에 대해 "고양이는 고통스러운 장면을 참아가며 감정 연기를 할 수 없다", "고양이가 앞발을 내밀어 칼을 밀어내려고 한 것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밝혀진 것만으로도) 극도의 스트레스를 유발한 가학적 촬영 현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카라는 ③"현장에 어떤 전문가가 촬영했는지도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동물이 불가피하게 동원될 경우 현장에 동행해야 하는 전문가는 수의사 또는 동물훈련사"이기 때문이다.
⑤"사전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않고 동물의 권리를 훼손한 촬영을 진행한 것에 대해서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라 측은 지난해 제작사 '비에이엔터테인먼트'에 동물 출연 가이드라인을 보냈다고 밝혔다.
또 "올해 3월 '자체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인지, 카라의 가이드라인을 반영할 것인지' 정식 공문을 보냈으나 어떠한 답변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 티빙 또한 "농림축산식품부가 1월부터 준비하고 있는 가이드라인 마련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카라는 공개질의에 더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해당 장면을 신고하고 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카라 측은 "심의 규정에 동물학대 행위에 대한 규제 항목이 없어 이 부분에 대한 개선도 요청할 예정"이라며, 시민들도 '국민신문고'로 장미맨션의 심의를 요청할 것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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