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로 제작돼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한 구조견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이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미국 로드아일랜드 주 경찰은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구조견 루비가 갑작스럽게 치료 불가능한 질병에 걸려 14일 안락사로 세상을 떠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유기견 출신인 루비는 2011년부터 로드아일랜드 주 경찰에서 11년간 구조견으로 맹활약했습니다.
루비가 유기견에서 구조견이 되는 과정과 구조견이 된 뒤의 활약상은 한 편의 영화와도 같았습니다. 루비는 보호소 생활을 하던 당시 귀여운 외모와 활발한 성격 탓에 금방 입양을 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활발한 성격은 정서 불안에 가까웠고 입양자들은 이를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루비는 다섯 번 입양을 간 뒤, 다섯 차례 모두 파양당해 보호소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보호소 측이 루비의 안락사를 고민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죠.
그러나 루비를 돌보던 보호소 자원봉사자 패트리샤 이만(Patricia Iman) 씨는 루비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마침, 로드아일랜드 주 경찰이 구조견을 새로 선발한다는 소식을 들은 이만 씨는 경찰 관계자에게 루비를 적극 추천했습니다. 로드아일랜드 경찰 소속인 대니얼 오닐(Daniel O'Neil) 경관도 루비의 가능성을 믿고 훈련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훈련 1년 만에 일취월장한 루비는 정식 구조견으로 활약을 시작했습니다.
루비의 활약상 중 세상에 잘 알려진 사례는 2017년 구조 사례입니다. 당시 10세 소년이 36시간 동안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루비가 투입된 지 6시간 만에 소년을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소년은 유기견 시절 루비를 돌보던 이만 씨의 아들이었습니다. 루비의 파트너인 오닐 경관은 이 모습을 보며 “루비가 새 삶을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연은 널리 알려져 미국의 동물보호단체 ‘아메리칸 휴메인’(American Humane)은 2018년 루비를 ‘올해의 구조견’으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루비의 활약상은 영화 ‘구조견 루비’로 제작돼 지난 3월 OTT 서비스에 공개된 바 있습니다.
다넬 위버(Darnell Weaver) 로드아일랜드 주 경찰청장은 성명을 통해 “루비는 로드아일랜드 시민들을 위해 일생을 바쳤으며, 그와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힘을 줬다”며 애도했습니다. 오닐 경관 또한 “루비에게 건넨 사랑으로 루비는 기회를 얻었으며,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다”며 루비와의 생활을 추억했습니다. SNS로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시민들도 루비를 애도했습니다. 루비의 순직 소식이 담긴 SNS 글은 1,300회 넘게 공유됐으며, 800명 가까운 시민들이 루비를 추억하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부디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루비가 이번 생을 아름답게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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