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 축구협회 '남녀 동일임금' 협약 체결… "역사적 순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美 축구협회 '남녀 동일임금' 협약 체결… "역사적 순간"

입력
2022.05.19 04:30
수정
2022.05.19 11:39
23면
0 0

월드컵 등 대회 수당 합산해 균등 지급
‘스포츠 성평등’ 화두 더욱 거세질 전망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19년 7월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리옹=AP 연합뉴스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19년 7월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리옹=AP 연합뉴스

미국 축구계가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남여 동일 임금’ 협약을 체결했다. 그간 수 차례 월드컵 우승을 하며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고도 남자 대표팀보다 낮은 수당을 받아야 했던 미국 여자 대표팀에게 기념비적인 사건이자, 스포츠계 ‘임금 평등’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는 평가다.

18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축구협회(USSF)는 미국여자축구대표선수협회(USWNTPA)와 여자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남자 선수들과 동일한 급여를 받는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노사협약을 맺었다. 협약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포함한 모든 대회의 상금을 합산한 뒤 남녀 대표팀 선수 46명에 균등하게 지급하고, USSF가 방송이나 후원 계약을 통해 얻는 수익 역시 동일한 비율로 공유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에 따라 미국은 성별에 관계없이 축구 대표팀에 동일 임금을 지급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됐다. 월드컵 상금을 남녀에 균등하게 나누기로 한 곳도 미국이 처음이다. 신디 팔로 콘 USSF 회장은 “정말 역사적 순간”이라며 “이 합의는 미국의 판도를 영원히 바꿀 뿐 아니라 세계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약 체결은 ‘동일 임금’을 주장해 온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쟁취한 승리다. 2016년 미국 여자축구 간판스타 메건 래피노 등 다섯 명의 선수들은 자신들이 남자 선수들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데 항의하며 연방 정부에 진정을 넣었다. 3년 뒤인 2019년에는 대표팀 소속 28명이 로스엔젤레스 지방법원에 USSF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국 여자 축구가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는데도 상대적으로 성적이 나쁜 남자 선수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이유다. 미국 여자 대표팀은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각각 4회씩 우승한 반면, 남자 대표팀은 1930년 월드컵 4강이 최고 성적이다.

당초 USSF는 여자 월드컵의 상금 규모가 남자 월드컵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어서 같은 수준의 임금을 주기 어렵다고 맞섰지만, 남자 선수 노조 역시 “여자 대표팀은 동등한 급여를 받을 자격이 있는 게 아니라 최소 3배 이상 더 많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지지에 나섰다.

지난한 소송 끝에 USSF와 여자 축구 대표팀은 2월 2,400만 달러(약 286억 원) 규모의 합의를 이뤘다. USSF는 또 여자 대표팀 선수들에게 월드컵 대회 보너스를 포함해 남자 대표팀과 같은 수준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이날 협약으로 ‘스포츠의 성평등’ 화두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미국프로골프(PGA) 상금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상금보다 6배 가까이 많은 등, 체육계 내에서 성별간 임금 격차 문제가 오래 전부터 지적돼 온 까닭이다. 여자 대표팀 공격수 매거릿 퍼스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에서 많은 변화를 촉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경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