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은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 비율을 자산가치 기준으로 바꿨다고 18일 공시했다. 합병 비율을 둘러싸고 소액주주의 반발이 커지자 이를 수용한 것이다.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 비율을 기존 1:3.838553에서 1:2.7023475로 변경했다. 이를 위해 동원산업의 합병가액을 기준시가가 아닌 자산가치에 근거해 종전 24만8,961원에서 38만2,140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결의했다. 기존 방식대로면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의 합병 후 지분율은 48.43%가 될 예정이었지만, 이번 조치로 43.15%로 줄어들게 됐다.
앞서 동원산업은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하기로 하고 지난달 7일 한국거래소에 우회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기존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산업에 흡수되고, 동원산업이 동원그룹의 사업지주회사가 된다. 동원산업은 최근 주가를 토대로 한 기준시가에 근거해 합병 비율(1대 3.838553)과 합병가액(24만8,961원)을 정했다.
하지만 주주들 사이에서 이를 산정하는 과정이 불합리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합병가액이 동원산업 주당 순자산가치인 38만2,140원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동원산업이 자사의 기존 지분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기준시가 방식을 적용한 탓에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가치가 더 높게 산정되면서 결국 소액주주가 피해를 본다는 것이었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최대주주는 김남정 부회장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상 상장사는 기준시가가 자산가치보다 낮으면 자산가치를 합병가액으로 정할 수 있다. 주주들은 합병가액을 자산가치로 바꿔야 한다고 요구해왔고 동원산업은 이번에 이를 수용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번 결정을 내렸다"며 "적법성과 더불어 적정성까지 고려해 합병 비율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