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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방역 전문가위원회 만든다는데… 윤석열표 방역 거버넌스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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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방역 전문가위원회 만든다는데… 윤석열표 방역 거버넌스 어떻게

입력
2022.05.18 18:40
수정
2022.05.18 18:4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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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자문기구… 의과학 분야로 구성
방역은 과학적 근거로 결정해야 하지만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도 중요한 요소
과학방역 딜레마 피해갈 묘수 찾아야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의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의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출범 100일 안에 ‘과학방역’ 체계를 갖추겠다는 약속에 따라 코로나19 전문가들을 모아 독립위원회 구성에 착수한다. 지금까지 보건의료 전문가들 의견이 방역 정책에 반영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때도 전문가들로 이뤄진 위원회는 계속 운영돼왔다.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방역 정책 성격상 의학·과학적 판단만으로 결정을 내리긴 쉽지 않다. 과학방역의 이 같은 딜레마를 해결할 새 정부의 ‘묘수’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일상회복위원회 과학적이지 못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전문가 중심의 독립위원회(이하 전문가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해 전문가 의사결정이 반영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중대본 발표와 지난달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제시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종합해보면, 문재인 정부가 운영해온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일상회복위원회)가 해체되고 새로 꾸려지는 전문가위원회가 방역 정책의 최상위 자문기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일(왼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이 1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이기일(왼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이 1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방역당국은 일상회복위원회가 경제민생, 사회문화, 자치안전, 방역의료의 4개 분과로 구성된 바람에 방역의료 전문가 의견이 정책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박향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방역의료가 다른 분과와 혼재되면서 과학적이지 못하거나 정치·사회·경제적 영향을 받았다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전문가위원회는 사회·경제·문화 대신 의과학 영역에 전문성을 보유한 인물들로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과학방역’을 바라보는 시선들

전문가위원회가 예정대로 구성되고 힘이 실리면 코로나19 환자를 보는 의료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더 많이 반영될 거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금까지는 민간 의료 제공자들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구조가 불분명했다”며 보건의료 중심 전문가위원회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문제는 방역 정책이 사회 거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지난 정부 때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정할 때마다 방역당국이 보건의료 전문가와 자영업자·소상공인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아야 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방역 정책은 의과학적 논지만 갖고 검토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상회복위원회에 굳이 다양한 분과를 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새 정부 전문가위원회가 의과학 영역으로만 구성되고 재유행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경우 과학방역의 딜레마를 다시 겪을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려워 보인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방역은 과학적 근거만 있으면 답이 자동으로 나오는 게 아니다”라며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으면 과학방역을 표방한 편향적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방역 거버넌스 공백 언제까지…

당장 20일 중대본 회의 때 포스트 오미크론 체계의 ‘안착기’ 전환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방역 거버넌스는 여전히 공백투성이다. 총리와 복지부 장관 자리가 비어 있고, 백경란 신임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취임했다. 이런 상황에서 △확진자를 지금처럼 계속 격리할지 △치료비를 환자에게 내도록 할지 등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이 충분히 논의될 수 있을까 우려가 적지 않다. 박향 반장은 “중대본, 중수본, 방대본 역할은 빈틈없이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경란(왼쪽) 신임 질병관리청장이 18일 오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청주=뉴스1

백경란(왼쪽) 신임 질병관리청장이 18일 오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청주=뉴스1

백경란 청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우리 청의 감염병 재난위기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재정립하겠다”고 언급하며 방역 거버넌스 변화를 예고했다.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중대본과 복지부 중심의 중수본, 질병청 중심의 중앙방역대책본부 체계는 재난관리법과 재난대응지침에 따른 것인 만큼 큰 틀에선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날 중대본은 과학방역의 일환으로 △코로나19 빅데이터 플랫폼을 오는 12월까지 구축하고 △유치원·어린이집·학교에 공기정화장치를 지원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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