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사진에 마스코트 얼굴
'내 일생…' 휘호 패러디한 문구도 붙여
"재미도 선을 넘으면 문제" 비판 이어져
프로축구 K리그1 수원삼성 블루윙즈 구단이 5·16 군사정변일에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휘호와 사진을 패러디한 게시물을 올렸다가 축구팬과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고 결국 사과했다.
구단은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5월 16일 구단 SNS에 게시된 마스코트 반장선거 당선 이미지로 인해 구단을 사랑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 깊은 심려를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SNS 운영 시 더욱 엄격한 기준과 철저한 검토를 통해 이와 같은 일이 절대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문제가 된 게시물은 박 전 대통령 사진에 구단 마스코트 아길레온의 얼굴을 합친 것이다. 사진 한쪽에는 박 전 대통령의 휘호 '내 일생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대통령 박정희'를 패러디한 '내 일생 K리그의 영광을 위하여. 삼대반장 아길레온'이라는 글귀가 적혔다. 게시물은 K리그가 주최한 '마스코트 반장선거'에서 아길레온이 3년 연속 선출되자 이를 축하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게시물이 5·16 군사정변일에 올라왔다는 점에서 비판이 컸다. 5·16은 1961년 육군 소장이었던 박 전 대통령 주도로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일부 군인들이 제2 공화국 장면 정부를 물리력으로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한 사건이다. 군사 엘리트들이 장기 집권하는 시발점이자, 민주주의를 지연시킨 사건으로 평가된다.
구단의 사과글에도 팬과 누리꾼들의 비판은 지속되고 있다. 한 팬(pa*********)은 구단 인스타그램에 "팀의 좋은 이미지가 쌓이는 건 시간이 걸리고 어렵지만, 그 이미지를 무너뜨리는 건 금방입니다"라며 "팬들이 열심히 만든 걸 한 번에 무너뜨리려고 하셨습니까. 적당한 재미도 선을 넘으면 문제가 됩니다. 잘 운영해 주세요 제발"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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