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SSG 구단주의 활발한 SNS 소통에 대해 야구인들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구단주의 적극적인 스킨십과 아낌없는 지원이 선수단의 사기를 끌어올려 올 시즌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SSG는 15일 현재 팀 순위도 1위, 경기당 평균 관중도 1위(1만3,376명)다.
선수, 팬과 벽을 허문 원조는 김택진 NC 구단주다. 이들은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택진이형' '용진이형'이란 애칭으로 통한다. 허구연 한국야구원회(KBO) 총재는 취임 당시 본보와 인터뷰에서 "더 많은 구단주들이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유력한 후보가 구광모(44) LG 구단주다. LG는 프로야구 흥행을 좌지우지하는 '빅 마켓' 팀이다. 고(故) 구본무-구본준 전임 구단주 형제의 야구사랑도 두말 하면 잔소리다. 야구가(家)에서 자란 구광모 구단주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아 LG전자 근무 시절 동료들과 잠실구장에도 종종 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유일한 40대 구단주로 MZ세대와 간극이 크지 않아 형 호칭도 어색하지 않다. 여러 모로 '형 구단주' 대열에 동참할 최적의 자격을 갖춘 셈이다.
하지만 2018년 6월 LG그룹 회장에 오른 이후 4년이 다 되도록 그의 야구장 방문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취임 초기엔 야구단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을 테고 지난 2년간은 코로나19 여파도 있었겠지만 발길이 뜸한 진짜 이유는 LG 구단만의 특별한 지휘 라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란 추측이 나온다. 구광모 구단주의 친부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지낸 구본능 LG 구단주대행이다. 구단주대행은 말 그대로 총회 의결 등 구단주의 권리 행사를 대신하는 것뿐이지만 LG는 이런 특수 관계 때문에 구단 내부적으로도 이규홍 전 구단주대행 시절부터 구본능 구단주대행의 지위는 남달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구단주급' 구단주대행의 존재가 구광모 구단주의 '잠행'에 영향을 미쳤을 거란 해석이다.
구광모 구단주도 '야구광'이다. LG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야구단 보고를 받으면 어느 계열사 못지 않게 세심하게 살펴보고 지시를 내린다고 한다. LG는 최근 9경기에서 8승(1패)을 쓸어담으며 SSG를 2.5경기 차로 위협하고 있다. SSG처럼 구단주가 분위기를 돋우면 LG의 신바람은 더 거세질 지도 모른다. 위기의 야구 붐업을 위해서도 젊은 구단주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게 구단 안팎의 중론이다. LG팬들도, 야구인들도 '광모형'의 등판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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