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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망상조’ 北-中 방역 협력할까... 北 정치적 부담 적은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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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망상조’ 北-中 방역 협력할까... 北 정치적 부담 적은 카드

입력
2022.05.15 17:22
수정
2022.05.15 19: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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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중국 선진 방역 배우라"...북중 협력 여지
보수 정권 도움보다 중국 선호 관측
"백신 도입보다 집단면역이 더 빠를 것" 전망도

북한 평양의 현대식 병원인 김만유병원 리룡수 과장은 15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항생제와 해열제 사용법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법을 상세히 소개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연합뉴스

북한 평양의 현대식 병원인 김만유병원 리룡수 과장은 15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항생제와 해열제 사용법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법을 상세히 소개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기에 몰린 북한이 중국과의 방역 협력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류다. 북한이 코로나19 확산 사실을 공개하자, 중국은 "수망상조"(守望相助·어려울 때 서로 협조하며 대응한다) 관계인 북한에 지원을 약속했고, 이에 다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중국의 선진 방역을 배우라"며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정치적 부담이 따를 수 밖에 없는 '남측의 대북 지원 수용'보다 북중 방역 협력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중국은 일찌감치 주변국 가운데 가장 먼저 대북 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이 코로나19 확산을 공개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방역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협력할 의사가 있냐는 물음에 "동지이자 이웃국, 친구로서 북한의 방역을 수시로, 전폭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두 나라는 수망상조의 양호한 전통을 갖고 있다"며 "북한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중국의 방역을 지지해 왔는데 이에 감사를 표한다"고도 했다.

"中 방역 모범국"...협력 여지 열어 둔 北

이에 북한도 기다렸다는 듯 반응했다. 14일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정치국 협의회를 소집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중국 당과 인민이 악성 전염병과의 투쟁에서 이미 거둔 선진적이며 풍부한 방역 성과와 경험을 따라 배우라"고 지시했다. 중국의 한 대북 전문가는 "강력한 봉쇄를 앞세운 중국 방역을 '모범' 사례로 규정해 차후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중국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정치적 명분을 미리 깔아 둔 것"으로 해석했다.

윤석열 정부도 북한에 방역 협력을 위한 실무 협의를 공식 제안할 방침이다. 하지만 중국이라는 선택지가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반통일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는 남측 보수 정치권의 제안을 덥석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동길 베이징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는 15일 "북한으로선 자국 주민들에 대한 설득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측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로 전염병 통제가 어렵다고 인정하는 꼴이고, 북한 지도부에 대한 내부 신뢰도 역시 추락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란 뜻이다.

북중 양국이 협력에 나선다면 핵산(PCR)검사 장비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장 대규모 핵산 검사를 소화할 만한 방역 시스템과 의료 인력이 충분치 않을 것이란 지적도 뒤따른다.

"집단면역으로 정면 돌파 가능성도"

긴밀한 북중 관계가 있음에도 북한이 외부 도움 없이 현 국면을 독자적으로 정면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북한은 지난달 말 이후 누적 발열자가 82만620여 명이며, 이 중 49만6,030여 명이 완쾌됐다고 밝혔다. 13일 저녁부터 14일 오후 6시까지 발생한 신규 유열자(발열자)는 29만6,180여 명으로 집계했다. 이미 오미크론이 지역 사회 곳곳에 퍼졌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주변국과 실무 협의를 거쳐 백신을 도입한 뒤 대량 검사를 준비하는 사이 오미크론이 확산한 지역 사회는 '집단면역' 단계에 진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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