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선수 생활에 마침표…"꼬마 시절 뛰었던 이곳…정들었던 곳에서 작별"
18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프로야구 kt 유한준(41)이 은퇴식에서 끝내 눈물을 흘렸다.
유한준은 1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다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는 “꼬마였던 30여 년 전 이곳 수원야구장(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경기했던 것이 생각난다”며 “이제는 정들었던 이곳에서 여러분께 작별 인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KBO리그를 거쳐 간 훌륭한 선수들보다 좋은 기록을 내진 못했지만,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은퇴하는 것 같다. 감사하다”라며 흐느꼈다.
2004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유한준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를 거쳐 2015년 KT에 둥지를 틀었다. 2021년 KT를 통합 우승으로 이끈 뒤 은퇴를 선언했고 구단 직원으로 새 출발 했다. 1,650경기에서 통산 타율 0.302에 151홈런, 883타점을 올렸다. 지난 2019년과 2020년엔 KT 주장을 맡기도 했다.
유한준은 이날 친정팀 키움과 경기에서 시포를 맡아 장녀 하진 양의 시구를 직접 받았다. 차녀 하은 양은 시타를 했다. 은퇴식엔 유한준의 모교인 유신고 야구부 이성열 감독과 선수들이 찾아 자리를 빛냈다. 유한준은 은퇴사를 낭독한 뒤 그라운드를 돌며 선수단과 유신고 후배들,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이어 홈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을 껴안으며 활짝 웃었다. kt 동료들은 유한준을 헹가래 치며 은퇴를 축하했다.
이날 경기장에 모인 kt 팬들과 원정팀 키움 팬들은 유한준을 연호하며 그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했다. 특히 일부 팬들은 ‘시위 차’와 ‘콜라 차’까지 동원해 그의 은퇴를 아쉬워했다. “유한준 은퇴금지”라고 쓰여진 트럭에는 “유한준은 팬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60살까지 현역 도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팬들 앞에 나와 해명하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또 커피차가 아닌 콜라차를 준비한 한 팬클럽은 “유한준은 선수 시절 철저하게 몸 관리하기 위해 콜라를 한 모금도 안 먹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실컷 먹으라는 의미로 커피 차 대신 콜라 차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유한준은 팬클럽의 아이디어 넘치는 이벤트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유한준은 “사실 선수 시절 콜라를 먹긴 먹었다. 이렇게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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