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벤츠 운전자 2심서 절반 감형... 징역 3년 6월

"유족과 합의, 처벌불원서 제출 등 고려"

게티이미지뱅크

만취 상태로 벤츠를 운전하다가 도로에서 작업 중이던 60대 인부를 충돌해 숨지게 한 혐의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형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3부(부장 허일승)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권모(32)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지난해 11월 선고된 1심 형량에 비해 절반 가량 감형됐다.

재판부는 "과거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데도 또 다시 음주운전을 했고, 피해자가 사망해 어떠한 방법으로도 회복할 수 없다는 점은 불리한 정황"이라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수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고, 유족에 사죄하는 등 피해 유족과 합의해 처벌 불원서를 제출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권씨는 재판 내내 눈물을 흘리며 울먹이다가 선고 직후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재판부를 향해 인사한 후 법정을 퇴장했다.

권씨는 지난해 5월 새벽 2시쯤 서울 성동구 뚝섬역 인근 LPG충전소 앞 도로에서 방음벽 교체 작업을 하던 60대 인부를 치어 숨지게 했다. 권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88%로 면허취소 수준이었고, 제한 속도인 시속 50㎞를 훨씬 초과해 148㎞로 달렸다. 권씨는 2020년에도 음주운전으로 벌금 4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