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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우크라를 완전히 잃었다”…전 우크라 주재 중국 대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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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우크라를 완전히 잃었다”…전 우크라 주재 중국 대사 비판

입력
2022.05.12 19:29
수정
2022.05.12 20:52
0 0

"우크라 러 영향권 벗어나 서방에 더 가까워져"
구 소련 영향권 행사·제국 통합 푸틴의 꿈과 반대
중국 매체 보도했지만 온라인에서 삭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일인 지난 2월 4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자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AFP·스푸트니크 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일인 지난 2월 4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자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AFP·스푸트니크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 파견됐던 중국 고위 외교관 출신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구소련 영토를 시시때때로 침범한 것이 유라시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친러 국가인 중국에서 러시아를 향한 비판이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그의 발언은 중국에서 알려지자마자 삭제됐다.

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가오위셩 전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는 중국 사회과학원 온라인 세미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실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가 오히려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서방에 더 가까워졌다고 그는 주장했다.

가오 전 대사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정치ㆍ경제ㆍ군사ㆍ외교력이 급격히 약해지고 고립되는 새로운 세계 질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침공은 구소련 국가에서 배타적 영향권을 행사하고, 다양한 영역을 통합해 제국을 복원하려던 푸틴 대통령의 계획과 반대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가오 전 대사의 분석이다.

가오 전 대사는 침공을 결정한 푸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유라시아 지역의 구소련 국가들을 향한 푸틴의 잦은 공격이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 안정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체첸 전쟁(1999~2009년), 조지아 침공(2008년) 등 푸틴 정권의 무력 행사 등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를 향한 가오 전 대사의 강한 비판은 중국 매체인 봉황망에 소개됐지만, 이후 온라인에서 삭제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의 가장 가까운 동맹인 중국은 그간 러시아의 침공을 두둔해왔다. 이 점을 고려하면 전직 고위 외교관이 던진 러시아 비판 발언의 무게감은 가볍지 않다는 평가다.

가오 전 대사는 1984~1988년 소비에트연방, 1992~1996년 러시아 주재 외교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투르크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서 활동한 후 2005~2007년까지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를 역임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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